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의 은퇴 계획이 암초에 부딪혔다.
미국매체 USA투데이는 8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스가 협상을 중단하면서 스트라스버그의 은퇴 계획이 난관에 봉착했다. 스트라스버그의 은퇴 계획은 14일째 계속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워싱턴에 입단한 스트라스버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247경기(1470이닝) 113승 62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33경기(209이닝) 18승 6패 평균자책점 3.32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5위, MVP 투표 15위에 올랐다. 그 해 월드시리즈에서는 2경기(14⅓이닝) 2승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하며 워싱턴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고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2019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나온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과 7년 2억4500만 달러(약 3265억원)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8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다. 올해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계속된 부상으로 커리어가 망가진 스트라스버그는 횽곽수술의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태가 되자 결국 지난달 25일 은퇴를 선언했다.
아직 워싱턴과의 계약이 끝나지 않은 스트라스버그는 여전히 1억500만 달러(약 1340억원) 계약이 남아있다. 워싱턴은 2029년까지 이 금액을 나눠서 스트라스버그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순조롭게 은퇴를 할 것으로 보였던 스트라스버그는 워싱턴이 잔여계약을 모두 지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USA투데이는 “스트라스버그는 오는 10일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은퇴를 할 예정이었다. 내년에는 공식 은퇴행사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은퇴 협상에 직접적인 전말을 알고 있는 2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와 에이전트에게 이러한 계획이 취소됐다고 전했다”라고 밝혔다.
워싱턴 마이크 리조 단장은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서 “스트라스버그는 7년 계약에 사인했다. 그는 3.5년 계약이 남아있다.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까지 남아있는 4년 동안 계속 연봉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먼저 은퇴 이야기를 꺼냈던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와 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 생각을 바꿨다고 통보했다”라고 지적한 USA 투데이는 “워싱턴의 구단주 그룹이 구단 지출을 줄이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워싱턴은 최근 10명의 스카우트에게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고 조니 디푸글리아 부단장은 지난주 연봉을 줄이겠다는 구단의 입장에 스스로 사임했다. 올 시즌 종료 후 계약이 끝나는 리조 단장 역시 재계약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워싱턴이 입장이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스트라스버그와 비슷하게 2012년 디트로이트와 9년 2억1400만 달러(약 2854억원)에 계약했던 프린스 필더도 계약이 남아있던 2016년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선언했던 사례가 있다. 당시 필더는 잔여계약을 모두 보장받았다.
필더와 스트라스버그의 차이점은 보험이다. 디트로이트는 당시 필더와 계약하면서 보험에 가입했고 연봉의 상당 부분을 보험사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와 계약을 할 때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만약 스트라스버그에게 잔여계약을 지급할 경우 구단 스스로 모든 금액을 감당해야하는 상황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