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던질 확률 희박했는데..." 토론토에 찾아온 'RYU의 기적', FA 동행까지 이어지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9.08 18: 20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이후 류현진(36)은 탄탄한 입지를 가진 베테랑이 됐다. 구단은 류현진을 예우했고 선수단 내에서도 신망을 얻었다. 류현진도 베테랑으로서 유무형의 가치들을 전수했다.
MLB.com은 류현진의 복귀에 맞춰서 “류현진은 멘토 이상이다. 전통적인 리더와는 다른 유형의 ‘형’이다”라면서 “류현진은 늘 장난치고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조언을 구하면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수했다”라고 설명했다. 팀 내 가장 최고참이자 ‘형’으로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기꺼이 돈을 혼자 지불하고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알렉 마노아(25)가 류현진의 보살핌을 받고 성장했던 대표적인 영건이었다. 비록 올해 마노아가 부침을 겪고 흔들리고 있지만 마노아가 류현진을 믿고 의지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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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지난해 토미존 수술로 이탈했을 때, 입지와는 별개로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였다. 이미 선수 커리어의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이었고 또 어깨 관절 와순 봉합 수술까지 받은 바 있다. 팔꿈치 괴사 조직 제거 수술까지 했다. 류현진의 왼팔은 성치 않은게 당연하다. 
그러나 류현진은 묵묵히 인고의 재활 기간을 견뎌냈고 14개월 만에 돌아와 당당하게 토론토 선발진의 일원으로 팀의 가을야구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복귀 후 7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65(34이닝 10자책점) 8볼넷 28탈삼진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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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일의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시대에 90마일 안팎의 공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드높이고 있다. 대다수가 부활은 커녕 복귀 마저도 의심했지만 류현진은 의심의 시선들을 모두 거둬들이게 했다.
캐나다매체 ‘스포츠넷 캐나다’는 8일(이하 한국시간) 존 슈나이더 감독의 류현진과 관련한 코멘트를 전했다. 매체는 우선 ‘지난 여름 류현진의 팔꿈치 부상이 생겼을 때 효율적인 투구는 커녕, 블루제이스에서 다시 던질 수 있을지 조차 가능성이 희박했다. 그는 35세에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어려움이 증폭되고 2023년 토론토의 계획에 포함시켜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게 했다’라면서 비관적이었던 전망을 언급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를 낙관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완벽하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는 올 시즌 어느 시점에서 류현진이 복귀해주기를 바랐다. 우리는 류현진을 얻었는데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버전의 류현진을 얻었다”라면서 “류현진의 복귀는 우리에게 보너스와도 같다”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복귀가 천군만마가 됐다는 의미.
케빈 가우즈먼, 크리스 배싯, 호세 베리오스, 기쿠치 유세이까지 선발진은 괜찮았던 토론토였지만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까지 올랐던 알렉 마노아의 충격적인 부진은 류현진의 부활과 기적같은 복귀를 극적으로 만들었다. 매체는 ‘올해 마노아가 던졌던 모습을 봤을 때, 류현진의 복귀는 토론토에 중요한 발전으로 드러났다’라면서 슈나이더 감독은 이를 “올 시즌 우리팀에서 매우 과소평과된 지점”이라면서 류현진의 복귀가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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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류현진은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맺은 4년 8000만 달러 계약이 끝난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팔꿈치 수술로 계약 기간의 절반 가량을 일부를 놓쳤지만 토론토는 류현진을 일반적인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고 덕아웃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팔꿈치 수술에서 돌아온 뒤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직 6이닝 이상 피칭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부분도 전략적일 뿐,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다.
류현진이 완벽한 타이밍에 부활하면서 FA 국면도 새로워질 수밖에 없다. 토론토도 류현진의 잔류라는 옵션을 이제는 당연히 계산해야 한다. 이적이라는 변수와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고 또 베테랑이기에 단기 계약을 맺는다면 재정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는 투수다. 기존의 리더이자 버팀목이라는 요소도 충분히 고려할 수밖에 없다.
다만, 류현진은 벌써부터 매력적인 FA 선발 투수로 꼽히고 있다. 토론토가 붙잡고 싶어도 상황이 녹록치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대어급이었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팔꿈치 수술이 불가피해졌고 좌완 훌리오 유리아스(LA 다저스)는 가정 폭력 혐의로 올 시즌 출장이 불가능하고 향후 징계 가능성도 높다. 류현진은 충분히 준척급 자원으로 평가 받을 수 있고 커리어도 충분하다. 자신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토론토 현지 매체에서도 류현진과 연장 계약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류현진의 기적 같은 복귀 선물은 토론토와의 추억을 더 이어가게끔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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