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병살타를 치고 나서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이 역적에서 영웅이 됐다.
유강남은 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2-1 승리를 선사했다. 이로써 롯데는 울산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마감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유강남은 1-1로 맞선 9회 1사 만루에서 이정훈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 좌완 이재익과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때렸으나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유강남은 그야말로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을 듯.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유강남은 연장 11회 박승욱의 볼넷, 김민석의 좌전 안타로 만든 2사 1,2루서 삼성의 ‘끝판대장’ 오승환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유강남은 경기 후 “내일부터 원정 4연전이라 빨리 이동해야 하는데 1사 만루 끝내기 찬스에서 병살타를 쳐서 감독님과 코치님 그리고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너무 속상한 나머지 저 자신에게 화도 내고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연장 11회 (김)민석이가 안타를 쳐줄거라 믿었다. 제게 무조건 기회가 올 거라 굳게 믿고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치고 나서 빠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늘에서 저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다”고 씩 웃었다.
5일 3연전 첫 경기에서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앞장선 데 이어 마지막 날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된 유강남. 이쯤 되면 ‘울산의 사나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그는 “울산 마지막 홈경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 지은 것 같다. 2018년 이곳에서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홈런도 쳐서 좋은 기억이 있는데 (좋은 느낌이)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종운 감독 대행은 “선발로 나선 심재민이 본인이 맡은 역할을 다 해냈다. 불펜 투수들도 실점 없이 잘 막아주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울산 시리즈를 위닝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고 구장까지 찾아와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준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