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백업 외야수 조수행(30)이 공수에서 펄펄 날며 9연승 중이었던 KIA를 울렸다.
두산 베어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수훈선수는 백업 외야수 조수행이었다.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과 함께 두 차례의 멋진 호수비로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4, 5회 연이어 나온 조수행의 호수비가 아주 큰 힘이 됐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2회 중견수 뜬공으로 몸을 푼 조수행은 1-0으로 앞선 4회 1사 2루서 절묘한 번트에 이은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출루에 성공했다. 정수빈의 달아나는 1타점 내야땅볼을 뒷받침한 귀중한 안타였다.
2-0으로 리드한 7회에는 선두로 등장해 다시 번트안타를 치며 8월 23일 고척 키움전 이후 약 2주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2루를 밟은 조수행은 대타 김인태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으며 쐐기 득점까지 책임졌다.
조수행은 경기 후 “인터뷰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정말 오랜 만이다 내가 말을 똑바로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웃으며 “선발로 자주 못 나가서 선발 나갔을 때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최대한 하고 싶었다.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고 전력을 다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KIA 타자들이 너무 잘 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위축이 많이 됐는데 오늘을 계기로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두 차례의 번트안타에 대해선 “내 장점이 빠른 발과 번트를 잘 대는 것이다. 내가 나가면 투수를 더 흔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자신 있게 번트를 댔던 게 효과적이었다”라며 “번트는 내가 스스로 하는데 감독님께서 늘 마음껏 자신 있게 하라는 조언을 해주신다. 그래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자신 있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조수행은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4회 2사 1루서 최형우, 5회 2사 1, 2루서 최원준의 장타성 타구를 잇따라 잡아내며 위기 탈출을 이끌었다. 조수행은 “내가 막았다고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투수, 타자 모두 잘했기 때문에 이겼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두산은 이날 결과로 전날 패배 설욕과 함께 최근 2연패, 잠실 4연패를 끊어내며 시즌 56승 1무 56패를 기록했다. 5위 KIA와의 승차를 다시 3경기로 좁히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조수행은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항상 이기려고 한다. 형들, 선배들, 동생들, 친구들 모두 준비를 잘하고 있다. 앞으로 좋은 모습이 더 나올 것이다”라고 희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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