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6일 경기에서 아쉬운 수비로 고개 숙인 문보경(23)을 다독였다. 경험이 부족한 문보경이 이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배움을 통해 나아질 것을 믿었다.
염 감독은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전날 경기를 언급하며 "감독 입장에서는 엄청 아쉽고 속상하지만 144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야구도 할 수 있다. 이런 경기도 하고 저런 경기도 하는 법”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LG 선수들의 배팅 훈련 중에 염 감독은 배팅 케이지 옆에서 문보경의 어깨를 다독이며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수비는 다 경험이다라고 말해줬다. 앞에 주자가 있으면, 뒷 주자는 리드를 길게 하고 있다가 빨리 달려오게 된다. 그럴 때는 달려 오는 주자를 신경 쓰지 말고 잡고서 1루로 던지면 된다"며 "보경이가 홈런을 쳐서 이긴 경기가 많고, 팀에 해 준 것이 더 많다. 다만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어제 보경이가 실수를 했다고 해도 오늘 뺄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실책을 하면 더 나가야 한다. 올해 보경이가 3루수 풀타임 첫 해다. 작년에는 1루수로도 뛰었지만, 올해는 3루수로만 뛰게 하고 있다. 나중에 최정 같은 3루수로 성장하게 만들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성이도 그랬다. 실책을 해도 계속 내 보냈다. 20개 넘게 해도 계속 내보냈고, 끝까지 기용했다. 지환이도 마찬가지다. 내가 수비코치로 2년 하면서 욕 먹어 가면서 키웠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 지환이가 있다"고 말했다.
LG는 6일 KT전에서 9회초까지 3-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9회말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와 3-4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연속 안타로 1점을 허용하고, 1사 1루에서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아 3-2가 됐고, 다시 김상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이 홈플레이트 앞에 맞고 크게 튕기는 원바운드 땅볼 타구를 때렸다. 3루수 문보경이 3루로 달려오는 주자를 의식하다가 점프 타이밍이 빨라서 글러브에 튕기고 외야로 빠뜨렸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아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끝내기 안타를 친 주인공 황재균은 경기 후에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 질주를 했다. 3루수에게 잡히는 줄 알았는데 뛰다 보니 공이 뒤로 흐르고 있더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고우석이 직접 찾아와 미안해 하더라. 지금까지 이기게 해 준 것이 얼마인데 괜찮다고 했다. 어제 한 경기를 경험으로 앞으로 좋게 작용할 것이다. 남은 30경기는 물론 큰 경기(포스트시즌)에 가서, 또 내년에 큰 배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날 패배로 마음이 불편했을 고우석과 문보경은 동료들의 위로를 받고 힘을 냈다. 염 감독은 "김현수와 오지환이 고참 역할을 잘해준다. 보경이와 우석이를 많이 챙기더라. 선수단 전체가 챙겨줬다. 감독으로서 고마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LG는 이날 홍창기(우익수) 신민재(2루수) 김현수(지명타자) 오스틴(1루수) 문보경(3루수) 오지환(유격수) 박동원(포수) 문성주(좌익수) 박해민(중견수)이 선발 라인업으로 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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