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1군 선수가 왜 2군에 있지".
최근 A구단 퓨처스 팀 감독의 말이다. KIA와 퓨처스 리그 경기를 벌이면서 상대팀 선발 라인업에 중견수 김호령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KIA가 세긴 세나보다. 1군용 선수인데 2군에서 뛰고 있다"며 웃었다. 주전 외야수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백업전력으로 요긴하게 활용이 가능한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김호령은 8월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한 달 가깝게 1군 콜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1군에 외야 자원이 넘치기 때문이다. 타격이 되는 외야수들이 가득하다.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원준, 이우성, 이창진, 고종욱까지 6명이 포진하고 있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부동의 외야주전이다. 나성범이 개막부터 부상으로 1군 합류를 못했을 때 이우성과 이창진, 고종욱이 공백을 잘 메웠다. 이우성은 2할9푼2리 주전급 타자로 성장했다. 이창진도 공수에서 제몫을 했다. 고종욱은 3할 대타로 부동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최원준이 전역과 함께 제대하면서 김호령의 입지가 좁아졌다. 최원준이 1루수로 나서면서 엔트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원준이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외야수로 복귀했다. 지금은 주전 중견수로 뛰고 있다. 김호령의 자리에 최원준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김호령은 2015년 입단할때부터 '호령존'으로 불리울 정도로 광활한 중견수 수비범위를 자랑했다. 좌익수와 우익수 범위까지 침범해서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다. 누가보더라도 안타인데 그걸 편안하게 잡아 실점을 막아주니 투수들에게는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외야수였다.
지난 4월2일 SSG 랜더스와의 개막 2차전에서 우중간으로 완전히 빠지는 타구를 치타처럼 달려가 다이빙으로 잡아내는 묘기를 선보였다. 2017년 우승 당시에도 경기 후반 이기는 상황에서 중견수로 투입되어 중원을 지켰다. 그러나 항상 타격이 문제였다. 올해도 개막부터 주전으로 나섰으나 타격부진으로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올해 1군 성적은 1할8푼5리이다.
지난 1일 시행된 확대엔트리(5명)때도 투수와 포수, 내야수을 보강하느라 포함되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복귀가 언제 이루어질지 기약이 없다. 수비력과 빠른 발을 갖춰 백업요원으로 활용도가 높지만 뎁스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수비재능이 아까울 뿐이다. 1군은 10년만에 9연승을 달리고 있다. 과연 호령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