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많이 안 남았는데…”
기나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그리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다. 류현진(36, 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책임을 통감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볼넷 2실점, 77구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팀의 1-5 패배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류현진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류현진은 3회까지 안타 1개만 내주면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이고 있었다. 3회 1사까지 7타자 연속 범타를 처리하다가 닉 앨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2사 2루에서 잭 겔로프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절묘한 커터를 던져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위기 탈출.
그러나 4회는 달랐다. 선두타자 브렌트 루커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라이온 노다를 상대로 1루수 땅볼을 유도한 뒤 2루 선행주자를 아웃시키면서 한숨을 돌렸다. 조던 디아즈 역시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2아웃.
그러나 2사 후 폭투를 범해 2사 2루에 몰렸고 카를로스 페레즈와 2볼 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몸쪽 낮게 던진 90.5마일 포심이 통타 당해 좌월 투런포로 연결됐다. 1-0의 리드가 사라졌다. 류현진의 실투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피홈런이 되면서 리드를 뺏기게 됐다.
이후 흔들렸다. 케빈 스미스에게 유격수 내야안타, 요나 브라이드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닉 앨런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마무리 지었다. 5회에도 선두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2루와 3루 도루를 연달아 내줬지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이닝을 마감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통한의 피홈런, 그리고 타선의 침묵이 더더욱 잔상에 남을 경기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AP통신’ 등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전체적으로 피칭이 잘 됐다. 심지어 홈런을 맞았던 공 역시도 내가 원하는 곳에 제구된 공이었다”라면서 “나의 커맨드나 다른 부분들 전반적으로 매우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는 정말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 않다. 나 자신을 위해서 말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경기가 우리 팀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중요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승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날 패배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MLB.com’은 ‘류현진은 앞서 5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이날 페레즈에게 내준 투런포를 만회할 만큼 타선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토론토 지역매체 ‘토론토 선’은 ‘타선의 동료들로부터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라면서도 ‘류현진은 8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5이닝 5피안타 2볼넷으로 호투했다. 이전 5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무패를 기록했지만 이번 등판에서는 그렇게 날카롭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