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뒤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의 상태가 영 좋지 않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km도 넘지 못할 만큼 부상 후유증이 뚜렷하다.
커쇼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5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했다. 4회 제이크 버거에게 솔로포, 5회 조쉬 벨에게 투런포로 홈런 두 방을 맞았다. 볼넷 5개는 시즌 개인 최다 허용으로 제구가 흔들렸다. 다저스도 3-6으로 졌다.
무엇보다 구속 저하가 눈에 띄었다. 이날 커쇼는 32개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구속이 최고 89.9마일(144.7km), 평균 88.2마일(141.9km)에 그쳤다. 시즌 평균 91.1마일(146.6km)보다 2.9마일(4.7km) 떨어진 수치로 평소 커쇼의 수준이 아니었다.
전성기 평균 94마일(151.3km) 강속구를 뿌린 커쇼이지만 30대가 된 뒤 구속이 하락했다. 불같은 강속구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 90.6마일(145.8km) 이상 유지했는데 최근 2경기 연속 최저치를 보였다.
커쇼는 올 시즌 21경기(117⅓이닝) 12승4패 평균자책점 2.61 탈삼진 123개로 호투하고 있다. 그러나 6월말 어깨 통증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 한 달 반의 공백이 있었다. 지난달 11일 부상 복귀 후 5경기 2승 평균자책점 2.86으로 기록은 준수하지만 초중반보다 공이 밋밋해졌다. 6이닝 이상 소화도 없다.
‘LA타임스’는 ‘예전의 커쇼가 아니다. 최근 2번의 선발등판에서 커리어 최저치로 구속이 떨어졌다. 7월 내내 결장하게 한 어깨 부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남은 시즌 커쇼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쇼에게 이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다”며 “어깨 상태가 커쇼의 구속, 커맨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있지만 지금 몸 상태를 고려하면 꼭 그렇게 말하긴 어렵다”는 말로 커쇼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커쇼는 “몸 상태는 괜찮다. 그게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한 뒤 “볼넷 5개가 문제였다. 메카닉이 좋지 않았고, 제구나 다른 모든 것까지 문제가 됐다. 그래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더 잘 던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마크 프라이어 투수코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생각이 있을 것이다”며 코치진과 문제점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시 쉬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느냐는 질문에도 “괜찮다”며 로테이션 소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