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감독이 은퇴한 지 6년 만에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득점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오른 최정(36·SSG)이 통산 1356득점으로 KBO리그 신기록을 달성했다.
최정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3회 좌중간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좌익선상 2루타 때 3루를 지나 홈에 들어왔다. 개인 통산 1356득점째. 이승엽 감독의 1355득점을 2위로 밀어내며 역대 1위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선수 시절이었던 지난 2017년 10월3일 대구 넥센전 은퇴 경기에 연타석 솔로 홈런으로 2득점을 올렸다. KBO리그 통산 15시즌 통산 1355득점으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그 이후 6년의 시간이 흘러 최정이 이승엽 감독 기록을 경신했다. 일수로는 2166일 만이다.
김원형 SSG 감독이 덕아웃 앞에서 최정에게 악수를 건네며 축하 꽃다발을 전했다. 이어 동료 선수들과 기분 좋게 하이파이브하면서 신기록의 기쁨을 나눴다. KBO는 표창 규정에 의거, 최정에게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경기 후 최정은 “매년 직전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목표로 노력하다 보니 최다 득점 신기록을 달성한 것 같다. 득점이라는 기록 자체가 나 혼자만 잘해서 쌓을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좋은 선후배 동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이다”며 19년간 함께한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정 말대로 야구에서 득점은 혼자 만들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누상에 나가도 다음 타자들이 불러들이지 못하면 잔루로 남게 된다. 좋은 타자들이 뒷받침한 덕분에 쌓을 수 있는 기록이지만 최정 스스로 만든 득점도 상당하다.
한 방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홈런의 비중이 매우 높다. 통산 홈런 454개로 1356득점의 33.5%를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냈다. 도루도 172개나 있다. 꾸준히 득점권 상황에 놓일 수 있게끔 누상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최정은 “득점이 많을수록 팀 승리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학겠다”고 다짐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1차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올해로 19년차 베테랑이다. 두 번의 FA 재계약으로 원클럽맨의 길을 걷고 있는 최정은 홈런왕 3회, 골든글러브 8회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KBO리그 역대 최고 3루수로서 커리어를 완성해가고 있다.
KBO리그 최초 1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꾸준함을 보이고 있는 최정은 연차가 쌓일수록 누적 기록도 풍성해지고 있다. 득점 신기록을 세운 이날 몸에 맞는 볼로 개인 통산 1300사사구(973볼넷 327사구)를 달성했다. 통산 1380사사구(1278볼넷 102사구)를 기록한 양준혁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기록.
대망의 통산 홈런 1위 등극도 머지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467홈런에 13개 차이로 다가섰다. 올해는 쉽지 않지만 늦어도 내년 시즌 중으로 최정이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