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강남은 지난 5일 울산 삼성전에서 45일 만에 손맛을 봤다.
6번 포수로 나선 유강남은 1-0으로 앞선 1회 2사 1,3루서 삼성 선발 최채흥의 1구째 직구(141km)를 받아쳐 좌중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7월 22일 사직 키움전 이후 45일 만의 홈런. 유강남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며 올 시즌 10번째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롯데는 삼성을 10-3으로 꺾고 울산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유강남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구자욱(삼성)에게서 받은 방망이로 홈런을 터뜨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구)자욱이에게서 방망이 한 자루 받았는데 그 방망이로 첫 타석에 홈런을 때려냈다. 저는 좋은 성적을 냈는데 자욱이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제가 좋은 기를 빼앗은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6일 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구자욱은 이에 대해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친한 친구에게 방망이 한 자루 건넸을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평소 방망이를 넉넉하게 들고 다니는 그는 “늘 사용하는 걸 준 것도 아니고 여분이 있어 한 자루 준 것”이라고 말했다.
8월 한 달간 85타수 35안타 타율 4할1푼2리 4홈런 19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구자욱은 최근 10경기 타율 2할(40타수 8안타)로 다소 주춤한 모습.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기에 유강남이 말한 것처럼 좋은 기를 빼앗긴 건 아니다.
야구 모른다. 구자욱이 유강남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쾌한 홈런을 터뜨리거나 결승타를 때릴 수도 있다.
한편 구자욱은 이날 우익수가 아닌 좌익수로 나선다. 구자욱에게 좌익수 선발 출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김한수 감독 시절 삼성 외야진의 왼쪽 날개를 책임졌었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의 좌익수 기용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김성윤이 우익수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구자욱의 수비 위치 이동도 가능했다. 일시적인 변화는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박진만 감독은 “김성윤이 우익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상대 주자들의 발을 묶어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삼성은 중견수 김현준-우익수 김성윤-좌익수 구자욱-포수 강민호-지명타자 호세 피렐라-1루수 오재일-3루수 류지혁-유격수 이재현-2루수 김지찬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