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가 게임체인저를 얻었는가?
KIA 타이거즈가 신바람 8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에 판도변화를 몰고왔다. 2위 KT 위즈와는 3경기차, 3위 SSG 랜더스와는 2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가장 많은 36경기를 남겨놓았다.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일정이 빡빡해 부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추격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8연승의 주역들은 많지만 2년차 20살 내야수 김도영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8연승 기간중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3할6푼7리, 5타점, 17득점, 3도루를 기록했다. OPS(장타율+출루율)이 1.100에 이른다. 1홈런과 2루타 2개, 3루타 1개의 장타를 휘둘렀다.
특히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는 게임체인저 능력이 돋보였다. 지난 4일 SSG와의 인천경기에서 4-4로 팽팽한 5회초 2사후 박찬호가 2루타를 터트리자 우중간에 적시타를 날려 5-4로 리드를 잡았다. 또 도루까지 성공시켰고 나성범의 볼넷까지 더해지며 찬스를 이어주었다.
9회의 홈런은 더 귀중했다. 7-6으로 재역전한 가운데 9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이로운을 상대로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가동했다. 한 점 차에서 두 점 차로 달아나는 천금같은 홈런이었다. 이처럼 김도영은 공수주 등 곳곳에서 활약하며 8연승을 이끌었다.
확실히 타석에서 승부요령이 생겼다. 유인구를 잘 참아내면서 삼진이 줄고 볼넷이 많아졌다. 8연승 기간 중 38타석에서 삼진은 단 2개 뿐이다. 대신 8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팀 타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출루율이 5할로 가장 높다.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이 터지면서 무려 17득점을 올렸다.
팀 득점방정식을 이끄는 핵심 발판 노릇을 하고 있다. 도루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중심타자들이 수싸움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 아무래도 직구를 많이 던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굳이 도루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타석의 타자들에게 큰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물론 팽팽한 가운데 한 점이 필요하면 도루를 성공시키고 적시타로 홈을 밟는 방정식도 가동이 가능하다. 야구천재 이종범의 모습이 바로 이것이었다. 스윙도 기본적으로 직구를 노리면서도 변화구 대응력도 좋아지고 있다. 찬스가 오면 득점타를 터트리는 해결사 노릇도 보여주고 있다.
김도영은 아직은 완벽한 이종범은 아니다. 장타툴이 아직은 터지지 않았고 게임을 읽고 지배하는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게임체인저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불과 20살이다. 해태는 야구천재 이종범을 23살때 얻었다. KIA는 20살 김도영을 얻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