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개인 통산 다섯 차례(2000, 2001, 2004, 2006, 2007년) 유격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부드러운 몸놀림과 뛰어난 야구 센스를 바탕으로 불규칙 타구 처리와 수비 위치 선정, 정확한 송구 능력은 단연 으뜸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주전 멤버로 활약하며 국위선양에 이바지했다.
박진만 감독은 5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주전 유격수로 활약 중인 이재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2년 차 유격수가 저만큼 하는 건 대단하다. 작년보다 훨씬 더 능숙해졌고 노련해졌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있을 텐데 잘 극복하고 있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잘 쌓아가고 있다. 2년 차 선수가 저렇게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쉽지 않은데 이재현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또 “저는 2년 차 때 이재현만큼 노련하지 않았다. 긴장도 많이 했고 이재현이 나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수석 코치의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소화하며 국민 유격수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박진만 감독은 “저도 열심히 훈련을 받으며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김재박 감독님께서 저를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현도 캠프 때 수비 훈련을 착실히 소화한 덕분에 수비할 때 여유가 느껴진다. 제 2년 차 때보다 더 낫다. 이재현만큼 노련하지 않았다”고 이재현의 폭풍 성장을 반겼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상대 타자의 주력에 따라 송구 강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수비는 훈련량과 경기력이 비례한다. 박진만 감독은 “저는 수비 훈련을 많이 소화하며 성장했기 때문에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커지고 경기 중에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플레이가 나온다. 그렇기에 이재현도 계속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정후의 부상 공백을 메울 선수가 필요한 가운데 김현준(삼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박진만 감독은 김현준이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면 한층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제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통해 수비 능력이 한층 더 좋아졌다. 국제 대회에서 압박감이 큰 경기를 치르며 수비할 때 여유가 생겼다. 그런 면에서 김현준도 대표팀에 뽑히게 된다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