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에서 11-6. 5점차 열세를 뒤집고 4연패를 끊은 SSG의 중심에는 한유섬(34)이 있었다. 다른 선수가 아니라 한유섬이 이끈 역전승이라 SSG에는 무엇보다 의미가 컸다.
한유섬은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 7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시즌 5호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 1볼넷으로 5출루 활약을 펼쳤다. 4안타, 4타점, 5출루 모두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으로 SSG의 11-6 대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유섬은 올 시즌 78경기 타율 2할2리(228타수 46안타) 4홈런 28타점 OPS .576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지난 2012년 프로 데뷔 후 10시즌 통틀어 이렇게 부진한 적이 없었다. 6~7월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왔지만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팀도, 한유섬 본인도 애를 태우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그동안 쌓여온 울분을 쏟아내듯 폭발했다. 2회 첫 타석부터 한화 우완 선발 한승주에게 우중간 안타롤 포문을 연 한유섬은 1-6으로 뒤진 4회 추격의 투런포로 역전의 서막을 알렸다. 한화 좌완 김기중의 4구째 몸쪽에 들어온 144km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장외로 넘어가는 투런포로 장식했다. 비거리 135m, 시즌 5호 홈런.
6회 무사 1루에서 볼넷으로 기회를 연결한 한유섬은 5-6으로 따라붙은 6회 1사 2,3루에서 한화 필승조 김범수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6-6 동점을 만든 적시타. 8회 1사 1,3루에서도 좌완 이충호의 슬라이더를 우전 적시타로 장식하며 10-6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어냈다.
모처럼 터진 한유섬의 방망이에 힘입어 SSG는 1-6으로 뒤지던 경기를 11-6으로 대역전승했다. 최근 4연패를 끊고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기 후 한유섬은 “최근에 경기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결과를 신경쓰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팀 연패를 끊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분 좋다”며 “오늘 좋은 타구들이 계속 나왔다. 매 타석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나 자신을 믿고 그동안 준비해온 스윙 그대로 했던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1할대(.139)로 극악의 모습을 보였는데 홈런과 동점타, 쐐기타 모두 좌투수에게 뽑아냈다. 홈런 포함 4안타 활약이 더욱 고무적인 이유. 이에 대해 한유섬은 “연습 때부터 좌투수 대비해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했다. 유인구에 스윙하지 않고 내가 그리는 코스에 공이 왔을 때 과감하게 스윙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