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호의 동점 찬스에서 번트 작전을 내지 않은 두산 이승엽 감독. 결과적으로 중심타자 양석환을 향한 믿음이 독이 됐다.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13번째 맞대결.
두산은 3-4로 근소하게 뒤진 9회초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정수빈이 9구 끝 볼넷, 호세 로하스가 우전안타를 기록하며 무사 1, 2루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3-4 패배였다. 무사 1, 2루서 등장한 양석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양의지가 좌익수 뜬공, 대타 김재호가 7구 끝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주자 2명이 그대로 묶인 채 경기가 종료됐다. 양석환 타석 때 강공 선택이 아쉬움으로 남은 경기였다.
5일 잠실 KIA전에 앞서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양석환이 그 전에 2루타를 2개 쳤다. 중심타자라 믿었다. 또 번트를 자주 대는 선수가 아니라서 번트는 선택지에 없었다. 번트를 잘 대는 선수로 교체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그냥 양석환으로 갔다”라며 “모든 건 결과론이다. 양석환이 번트를 대서 더블아웃이 됐을 수도 있다. 포스아웃 상황이라 분명 위험 부담이 있었다. 뒤에 양의지가 있어서 믿은 것도 있었다. 그러나 어쨌든 모든 건 감독 책임이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전날 뼈아픈 패배로 5위 NC, 4위 KIA에 3경기 뒤진 상태서 KIA와 운명의 3연전을 치르게 됐다. KIA는 막강 화력을 뽐내며 8연승 행진 중이다.
이 감독은 “상대가 워낙 좋다.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라며 “그래도 과거 나성범, 김도영이 없을 때 잘해서 상대 전적이 우위(7승 3패)에 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두산은 KIA 선발 황동하를 맞아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인태(우익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잠시 불펜으로 이동해 페이스를 끌어올린 전직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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