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투타겸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가 오타니의 입장을 전했다.
CAA스포츠 에이전트 발레로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앞두고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팔꿈치 부상을 둘러싼 상황을 공개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2회 투구 중 강판된 뒤 오른쪽 내측측부인대(UCL)가 손상된 것으로 드러나 토미 존 수술 가능성이 제기됐다.
투수로서 시즌이 끝난 오타니는 2차 소견을 기다리면서 지명타자로 남은 시즌을 계속 뛰고 있다. 부상 이후 열흘의 시간이 흘렀는데 오타니가 입을 꾹 닫고 있어 부상을 둘러싼 억측이 계속 나왔다. 부상 이후 처음으로 에이전트 발레로가 취재진 앞에 서서 오타니 상태를 밝혔다.
발레로는 “팔꿈치 상태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듣고 어떤 선택을 할지 정보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여러 의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팔꿈치 수술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이 아닐 수 있다”며 “여러 의사가 상태를 살펴본 결과 2018년 토미 존 수술 당시 인대는 손상되지 않았고, 어떤 문제도 없다. 이는 정말 긍정적인 부분이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지난 2018년 10월 UCL 파열로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팔꿈치 위쪽 인대가 손상됐다면 이번에는 아래쪽이 손상된 것으로 부위가 다르다. 토미 존 수술을 할 당시 인대에는 이상이 없고, 어떤 문제도 없다는 것이 발레로의 설명. 최소 1년 이상 재활이 걸리는 토미 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발레로는 오타니가 어떤 종류의 수술을 받게 될지, 내년 시즌 투수로서 복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수술을 받더라도 2024년 지명타자로 타격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10월 토미 존 수술 후에는 2019년 5월 타자로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부상 부위가 다르고, 회복 기간도 짧을 것으로 예상돼 타자로 내년 개막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FA를 앞두고 갑작스런 부상을 당해 혼란스러울 법하지만 오타니는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며 지명타자로 경기에 계속 나서고 있다. 발레로는 “오타니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 우리 모두 괜찮을 것이라는 정보에 근거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타니도 넘치는 사랑과 응원에 깊이 감사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아가 발레로는 오타니가 피로 누적을 호소하는데 무리하게 기용해 부상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은 에인절스 구단의 관리 소홀 문제에 대해서도 “부상 징후가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에인절스 구단이 부상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고 변호하면서 에인절스와 오타니 사이 관계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타니가 앞으로도 계속 투수를 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발레로는 “오타니는 투구를 좋아한다. 오래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다시 투수로 돌아올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 몇 년간 그랬던 것처럼 오타니는 앞으로도 계속 투수와 타자, 두 가지 모두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