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 꼴찌팀도 승률 4할1푼9리로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쉽게 점칠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상위팀들이 하위팀들에 연이어 발목을 잡혀 눈길을 끌었다. 1위 LG는 10위 한화에 1승 후 2패로 루징시리즈를 당했고, 2위 KT는 9위 키움에 3연전 모두 지면서 스윕을 내줬다.
4년 연속 10위 꼴찌 위기에 놓인 한화이지만 앞서 3년보다 확실히 경쟁력 있다. 올해 승률 4할1푼9리(44승61패6무)로 2020년(.326), 2021년(.371), 2022년(.324)보다 눈에 띄게 높다. 한화에 승차는 1경기로 뒤져있지만 13경기를 더 소화해 승률에서 앞선 9위 키움(.421)도 4할2푼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41시즌 통틀어 꼴찌팀 승률이 4할을 넘긴 적은 1983년 롯데(.434), 1989년 롯데(.434), 1991년 OB(.413), 1998년 롯데(.410), 2001년 롯데(.457), 2004년 롯데(.410), 2007년 KIA(.408), 2012년 한화(.408), 2018년 NC(.406) 등 9번밖에 없었다.
올해 한화는 5위 NC에 11.5경기가 뒤져 가을야구는 물건너갔지만 승률 4할1푼9리는 역대 꼴찌팀 중 4번째로 높다. 2000년대 들어선 2001년 롯데 다음이다. 그해 8위로 마친 롯데는 59승70패4무로 역대 꼴찌팀 최고 승률(.457)을 기록했는데 4위 한화에 불과 2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전력 양극화가 심해진 9~10구단 체제가 된 2013년 이후 10년간 꼴찌 승률 4할대는 딱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전반적인 전력 평준화와 함께 꼴찌팀 승률도 많이 올라왔고, 순위 싸움도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매년 이맘때 시즌을 포기하는 팀들이 하나둘씩 나와 상위팀들의 승리 표적 대상이 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정후, 안우진의 부상으로 사실상 탱킹에 들어간 키움이야 꼴찌 명분이 있지만 한화는 4년 연속 꼴찌를, 8위 삼성도 창단 첫 꼴찌 만큼은 피하고 싶어 한다.
8~10위 삼성, 키움, 한화가 승차 2경기 안으로 붙어있어 마지막까지 탈꼴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위부터 5위까지 가을야구를 걸려 매 경기가 급한 중상위권 팀들도 하위팀이라고 해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이번 주중 10위 한화는 최근 4연패로 3위 자리도 위태로운 SSG 상대로 홈 3연전을 갖는다. 9위 키움은 창원으로 내려가 5위 NC를 상대한다. 8위 삼성은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이 살아있는 7위 롯데를 울산에서 만난다. 갈 길 바쁜 순위 경쟁팀들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