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볼넷 2도루 2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이날 도루 2개로 30,31호 도루를 기록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30도루 선수라는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미 지난달 5일 2010년 추신수가 기록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다 도루(22개)를 뛰어넘었던 김하성은 멈추지 않고 더 달려나갔다.
올해 김하성은 한국인 빅리거 역사, 더 나아가 아시아 빅리거 역사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수비 부담이 적지 않은 내야 센터라인의 한 축인 2루수 자리에 있으면서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주루면 주루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과시하면서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한국인 최초 30도루 기록은 물론 15경기 연속 멀티 출루 기록을 이어가면서 아시아 빅리거 기록 보유자인 이치로 스즈키와 타이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김하성의 축제와 같은 기록 행진은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는데, 아직 이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김하성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더 많이 남아있다.
이제 홈런 3개만 더 추가하면 추신수는 물론 이치로도 하지 못했던 아시아 내야수, 그리고 아시아 빅리거 최초 20홈런-30도루 기록을 수립할 수 있다. 잔여경기는 24경기. 현재 12경기 동안 홈런포가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잠시 주춤했던 페이스가 다시 올라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여기에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골드글러브까지 넘볼 수 있다. 올해 김하성은 여러 수비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2루수 가운데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현재 수비 지표도 다소 떨어진 상태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있고, 수상의 근거로 충분히 삼을 수 있는 지표를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2루수 기준 디펜시브런세이브(DRS⋅Defensive Runs Saved⋅DRA) +10으로 2위(1위는 니코 호너 +11), 리그 평균 대비 아웃 기여(Outs Above Average⋅OAA)는 +5로 4위를 기록 중이다. 타이로 에스트라다(샌프란시스코⋅+15) 브라이슨 스캇(필라델피아⋅+13) 니코 호너(+12)와 격차가 있다.
그러나 골드글러브 선정의 기준이 되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의 수비 지표인 SDI(SABR Defensive Index)에서는 여전히 김하성이 1위다. 지난 8월13일 발표 기준 김하성의 SDI 수치는 8.3으로 브라이슨 스캇(6.4), 니코 호너(5.7)보다 뛰어나다. 9월 발표 지표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해봐야 하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글러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투표 75%에 SDI 지표 25%를 반영한 뒤 이를 합산해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김하성이 올해 보여준 하이라이트 필름과 주목도, 그리고 객관적인 수비 지표 등을 고려하면 김하성의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이라는 대업은 충분히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