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줄 알았는데 더 세졌다?
KIA 타이거즈가 파죽의 8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8월24일 수원 KT전에서 3-1로 뒤지다 7-3으로 역전극을 쓰면서 기사회생했다. 이후 한화와 광주 3연전 싹쓸이, NC와 광주 1경기 승리에 이어 지난 주말 인천에서는 SSG를 상대로 또 스윕을 달성했다.
8경기동안 팀타율 3할3푼7리의 압도적인 타격으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한 측면이 컸다. 박찬호 김도영의 3할 리드오프진이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찬스를 만들고 나성범 최형우 소크테스가 해결하고, 김선빈 김태군 등 하위타서도 설거지까지 응집력이 대단했다.
또 하나의 비결은 마운드에도 있다. 양현종이 2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2자책점으로 막아주었다. 파노니도 2경기 10⅔이닝 6자책점을 기록했고 윤영철도 2경기 9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산체스는 1경기 7이닝 1자책 호투하고 팔꿈치 통증으로 빠졌고 이의리도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선발투수들은 42⅔이닝, ERA 3.59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는 3회였다. 선발야구는 아직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빈틈을 불펜이 완벽하게 막아주었다. 아무래도 불펜투수들의 몫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8경기에서 29⅓이닝을 소화했고 3승3세이브6홀드를 챙기며 연승의 큰 힘으로 작용했다. 불펜 ERA 1.53에 불과하다.
임기영은 6경기나 등판해 6이닝을 소화하며 1자책점만 기록했다. 전반기 최다이닝을 던진 불펜투수인데도 후반기에서 지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8연승을 이끈 허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준영(4경기) 최지민(3경기) 무자책 행진을 벌였고 김대유도 확대엔트리로 올라와 2경기 무실점 투구를 했다.
특히 JJJ 필승조 라인이 다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띤다. 전상현과 장현식은 각각 5경기에서 5이닝씩 던졌다. 전상현은 무자책, 장현식은 1자책에 그쳤다. 마무리 정해영도 4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를 기록했다. 13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1안타만 내주고 깔끔하게 이닝을 마감하고 있다. 전반기 흔들렸던 구위를 되찾아 든든한 뒷문지기로 돌아왔다.
향후 순위경쟁에서 KIA 선발진은 다소 불안하다. 개막부터 이어온 숙제였다. 최소 QS가 말해주고 있다. 불펜이 막느라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산체스의 빈자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이다. 여기에 이의리가 어깨통증으로 인해 열흘을 쉬고 복귀했으나 또 제구가 흔들렸다. 불펜의 몫이 여전히 커질 수 밖에 없다. 남은 36경기에서 가을야구의 성패는 결국 불펜의 힘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