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 MVP 경쟁을 벌였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4·토론토 블루제이스)가 2년째 퇴보하고 있다. 감독도 급기야 일침을 가했다.
게레로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공수에서 게레로가 찬물을 끼얹었고, 토론토는 7-8로 역전패했다.
1회 시작부터 무사 1,2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쳤다. 콜로라도 좌완 선발 타이 블락의 5구째 체인지업을 밀어여 2루 땅볼이 됐고, 4-6-3 병살타로 이어졌다. 2회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4회 또 병살타로 흐름을 끊었다. 1사 만루 찬스에서 블락의 초구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겼지만 유격수 땅볼. 6-4-3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면서 토론토의 경기 흐름도 꼬였다.
곧 이어진 4회 수비에서도 아쉬운 플레이를 보였다. 션 보차드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잡은 어니 클레멘트의 송구를 1루수 게레로가 잡지 못하고 놓쳤다. 송구가 원바운드로 들어갔지만 못 잡을 정도로 까다롭진 않았다. 기록은 클레멘트의 송구 실책이 됐지만 게레로의 포구 실책에 가까웠다. 고개를 젖히며 아쉬워한 선발투수 기쿠치 유세이는 추가 2실점했다.
게레로는 7회 1사 1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9회 무사 3루에서도 중견수 직선타로 잡혔다. 타구가 짧아 희생플라이가 되지 않았다. 3번의 득점권 기회를 날리며 고개를 숙였다.
토론토는 2회까지 5-0으로 앞서던 경기를 역전당했다. 9회 2점을 따라붙었지만 콜로라도에 7-8로 패했다. 게레로가 한 번만 해결해줬더라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74승62패가 된 AL 와일드카드 4위 토론토는 3위 텍사스 레인저스(75승60패)에 1.5경기 차이를 유지하는 데 만족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경기 후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라인업에 주전들이 몇 몇 빠진 상황에서 게레로가 큰 것을 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럴수록 좋은 공에 스윙하는 게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토론토는 보 비셋, 맷 채프먼, 대니 잰슨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다. 게레로가 해결하고 싶은 의욕은 이해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자 감독도 한마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449홈런을 치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인 게레로는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3년차였던 2021년 161경기 타율 3할1푼1리 48홈런 111타점 출루율 .401 장타율 .601 OPS 1.002로 활약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MVP는 오타니에게 내줬지만 AL 홈런, 출루율, 장타율, OPS 1위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