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펜 투수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내가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3일 연속 불펜 데이를 치르느라 투수진이 바닥이 났던 삼성이 3일 대구 NC전에서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활약에 힘입어 3연패 탈출과 마운드 소모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22일 대전 한화전 이후 12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뷰캐넌은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쾌투를 뽐냈다. 총 투구수 9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5개. 최고 구속 151km까지 나왔고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심 패스트볼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삼성은 NC를 6-1로 꺾고 지난달 31일 수원 KT전 이후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박진만 감독은 "건강하게 돌아온 뷰캐넌 선수가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위기 상황에서 실점을 막는 모습이 팀 전체에 안정감을 주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뷰캐넌은 경기 후 "강민호가 아닌 다른 포수와 호흡을 맞추는 건 오랜만이다. 경기 전 이병헌과 많은 대화를 통해 경기 준비를 잘했고 경기 중간 김도환으로 바뀌었지만 문제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회 위기 상황에서 1점만 내주며 한숨을 돌린 그는 "최근 불펜 투수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내가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력 투구보다는 점수를 내주더라도 적은 투구 수로 긴 이닝을 생각하고 던졌다. 이병헌과 호흡도 좋았고 야수들 덕분에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뷰캐넌의 쌍둥이 누나들은 2일 대구 NC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뷰캐넌의 쌍둥이 누나 사라 새손이 시구를 맡고 애슐리 뷰캐넌이 시타자로 나섰다. 뷰캐넌은 강민호의 포수 미트를 빌려 시포를 맡았다.
뷰캐넌은 난생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쌍둥이 누나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구단 측에 요청해 시구 및 시타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이에 뷰캐넌은 "가족들이 한국에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것들이 내게 큰 힘이 된다. 오늘 역시 큰 힘이 됐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