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특히 KBO리그에서 외국인 원투펀치만 제대로 꾸려도 최소한의 성적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기준으로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한 팀이다. 찰리 반즈(28)와 퇴출된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애런 윌커슨(34)이 후반기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우천 취소 경기가 거듭되기 전까지 두 선수는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도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반즈는 후반기 최강의 원투펀치의 일원이면서 후반기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93구 5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의 역투를 펼쳤지만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후반기 3번째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기록하면서 ‘언히터블’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경기 포함해 후반기 8경기 평균자책점은 1.43(50⅓이닝 8자책점)으로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 부진을 후반기 대반전으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그리고 윌커슨은 대체 선수로 합류한 뒤 공격적인 피칭으로 KBO리그를 지배해 나가고 있다. 반즈 못지 않은 성적이다. 7경기 평균자책점 1.69(42⅓이닝 8자책점)의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체 선수로 합류해서 더할나위 없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위력적인 원투펀치를 보유한 채 롯데는 후반기를 치르고 있다는 게 기록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런 설명이 곁들여지면 롯데는 당연히 5강 순위권 안에 있고, 최소한 후반기에는 대약진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롯데는 후반기 최강의 외국인 투수들을 보유하고도 13승 20패 승률 .394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후반기 성적 7위, 시즌 전체 성적도 7위에 그치고 있다. 외국인 투수의 능력을 팀에 녹여내지 못하고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 다른 선발 투수들이 나왔을 때 3승15패(승률 .167)로 처참하다. 박세웅(7경기 4.66) 나균안(3경기 5.63) 한현희(3경기 5.21) 이인복(3경기 6.10) 등 선발로 나섰던 투수들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나빴고 외국인 원투펀치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수비 실책도 37개나 범하면서 투수진을 전혀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지난 3일 두산전이 후반기 롯데의 축소판과 같은 경기였다. 반즈의 호투가 있었지만 수비진의 실책, 그리고 타선의 침묵으로 0-2로 패배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한 채, 롯데가 왜 여전히 5강에 위치하지 못하고 추격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