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발이 3이닝 만에 대거 6점을 내주며 강판됐다. 타선은 9위팀을 상대로 20이닝 동안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지난달 월간 승률 8할 신화를 쓴 KT가 위기를 맞이했다.
KT 김민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 난조로 패전투수가 됐다.
엄상백의 부상 이탈로 1차 지명 출신 김민 대체 카드를 꺼내든 KT. 김민의 경기 전 기록은 12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28로, 8월 18일 대전 한화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2실점을 남긴 뒤 긴 휴식을 갖다가 이날 마침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김민의 선발 등판은 상무 입대 전인 2020년 6월 10일 수원 KIA전 이후 약 3년 3개월만이었다. 당시 1⅓이닝 8실점(6자책) 평균자책점 40.50의 난조 속 패전투수가 된 쓰라린 기억이 있었다. 경기 전 만난 이강철 감독은 “김민이 휴식이 길었지만 컨디션을 잘 유지했다. 잘 던지면 계속 갈 것이다. 최근 들어 제구력도 좋아졌다”라고 내심 기대를 드러냈지만 결국 3년 전 악몽이 재현됐다.
2회까지는 대체 선발답지 않은 안정감을 뽐냈다. 1회 10구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2회 선두 송성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주형을 루킹 삼진, 김휘집을 병살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선두 임병욱에게 맞은 빗맞은 2루타가 화근이었다. 후속 김수환을 우익수 뜬공, 김시앙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김태진의 내야안타, 김혜성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서 로니 도슨 상대로 2타점 선제 적시타를 헌납했다.
4회 또한 선두 이주형의 2루타로 출발했다. 이어 3루수 황재균의 포구 실책이 발생,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임병욱을 만나 초구에 뼈아픈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김민은 후속 김수환 상대로 볼넷을 내준 뒤 조이현과 교체되며 조기에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57개. 조이현이 폭투에 이어 김시앙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승계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는 불운까지 겹쳤다.
김민만 탓할 게 아니었다. 차갑게 식은 타선 또한 팀의 위기를 가중시켰다. 김민혁-배정대-앤서니 알포드-박병호-황재균-오윤석-박경수-신본기-강현우로 꾸려진 타선이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만나 6⅔이닝 동안 무안타 1볼넷으로 꽁꽁 묶였다. 후라도가 내려간 뒤 박병호와 안치영이 연속 안타로 첫 찬스를 만들었으나 이마저도 오윤석이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무산됐다.
KT는 전날 0-3 완패에 이어 2경기 연속 무기력한 영봉패를 당했다. 9월의 첫날 고척 키움전 8회부터 시작해 20이닝 연속 무득점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최근 경기를 보면 우리가 잘 쳐서 이긴 적이 거의 없다. 상대 실책으로 인한 승리가 많았다. 현재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라고 우려를 표했는데 타격 침체 속 9위 키움에 스윕패 일격을 당했다.
8월 19승 4패(승률 .826)의 압도적 승률을 앞세워 2위까지 올라선 KT에게 첫 위기가 찾아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