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달 31일 수원 KT전부터 3일 연속 불펜 데이를 치렀다.
지난달 31일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감기 몸살 증세로 인해 홍정우로 교체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이날 삼성은 대체 선발 홍정우를 비롯해 김대우, 좌완 이승현, 우규민, 김태훈 등 5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4-6 패.
1일 대구 NC전에서도 선발 최채흥이 2이닝 4실점으로 일찍 무너지는 바람에 사실상 불펜 데이를 맞이했다. 장필준, 이재익, 우규민, 노건우, 김시현 등 물량 공세를 펼쳤다. NC에 0-10으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2일 NC와의 홈경기에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을 내세워 분위기 반등을 노렸다. 하지만 3회초 비가 쏟아지면서 88분간 우천 중단됐다. 원태인은 2이닝을 소화하고 좌완 이재익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1-5로 패하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박진만 감독은 3일 경기에 앞서 원태인을 일찍 교체한 이유에 대해 “2년 전 어제와 같은 상황에서 다시 등판했다가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어 선수가 많이 부담스러워한다”고 조기 교체 이유를 밝혔다.
3일 연속 불펜 데이를 치르느라 마운드 소모가 컸던 삼성은 3일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만 믿어야 하는 상황. 목 담증세로 등판을 한 차례 건너뛰면서 지난달 22일 대전 한화전 이후 12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뷰캐넌은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쾌투를 뽐내며 삼성의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노련미 넘치는 투구로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고 완급 조절 능력도 돋보였다.
이날 뷰캐넌의 총 투구수 9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5개. 최고 구속 151km까지 나왔고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투심 패스트볼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삼성은 0-1로 뒤진 4회 타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6점을 뽑아냈다.
삼성은 NC를 6-1로 꺾고 지난달 31일 수원 KT전 이후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끊는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뷰캐넌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뷰캐넌은 경기 후 "최근 불펜 투수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내가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력 투구보다 점수를 내주더라도 적은 투구 수로 긴 이닝을 생각하고 던졌다"면서 "포수 (이)병헌 선수와 호흡도 좋았고 야수들 덕분에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편 박진만 감독은 "건강하게 돌아온 뷰캐넌 선수가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위기 상황에서 실점을 막는 모습이 팀 전체에 안정감을 주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