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함을 여과없이 드러낸 경기였다.3일 만에 경기를 치른다고 하더라도 곱씹을수록 아쉬움이 짙은 경기였다. 롯데는 또 다시 실책 하나에 좌절해야 했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7연패 탈출 이후 우천 취소로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타선의 침묵으로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선의 침묵보다 수비 실책이 다시 한 번 롯데의 발목을 잡은 경기였다. 타선은 두산 선발 브랜든을 상대로 산발적인 안타를 뽑아내며 출루에는 성공했지만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런데 롯데는 두산에 별다른 기회 제공 없이 실책으로 점수와 분위기를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롯데는 3회초 선두타자 강승호를 좌전 안타로 내보냈다. 이유찬을 상대로는 선발 반즈가 희생번트 실패를 유도해내면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땅볼을 유도했다. 이유찬의 발이 빠르더라도 무난하게 병살타로 연결될 수 있었던 타구였다. 하지만 3루수 한동희가 타구를 잡고 2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2루수 안치홍의 키를 넘어서 외야로 흘러나가는 실책을 범했다. 1루 주자 강승호는 3루까지 향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이닝이 정리되어야 할 상황이 무사 1,3루로 변했다.
이후 실점으로 이어지는 상황도 롯데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따랐다. 반즈의 1루 견제로 도루를 시도하던 이유찬을 협살로 몰았다. 하지만 협살로 몰다가 3루 주자 강승호의 홈 쇄도를 뒤늦게 확인했고 투수 반즈의 홈 송구도 느리게 이어졌다. 이유찬을 아웃시켜 누상의 주자를 없앴지만 허무한 실점이었다. 결국 롯데는 하지 않아도 될 점수를 실책으로 내줬고 이후 분위기를 반전 시키지 못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 김재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구드럼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위기에 빠질 뻔 했다. 선발 찰리 반즈는 7이닝 93구 5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롯데는 지난달 15~17일 사직 SSG전을 스윕하면서 분위기를 몰아서 5강 추격전을 본격적으로 개시하는 듯 했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추락했다. 18~20일 열린 고척 키움 3연전에서 충격의 스윕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이후 24일 LG전, 25~27일 사직 KT 3연전까지 내리 패하며 7연패까지 이어졌다.
7연패 과정에서 수비 실책으로 실점했고 분위기를 넘겨주고 경기가 반복됐다. 7연패 기간 동안 롯데는 9개의 실책을 범했고 이게 대부분 실점으로 이어졌다. 박승욱(4개) 구드럼(3개) 배영빈(1개) 등 수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의 실책이 치명타로 다가왔다.
7연패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점은 3.36(59이닝 22자책점)으로 안정적이었다. 심지어 이 기간 리그 평균자책점 1위 팀이었다. 59이닝 동안 33실점을 했는데 비자책점이 11점일 정도로 실책으로 점수를 내준 상황이 많았다는 게 기록으로도 드러났다.
3일 경기 전까지 롯데는 77개의 실책으로 최소실책 2위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이 최소 실책 기록은 허상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실책=실점’이라는 공식이 다시 한 번 성립되면서 7연패 탈출 이후 기세를 잇지 못했다. ‘실책=실점’의 공식이 계속되면 5강 도전은 답이 없는 행보가 될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