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악의 심판을 만나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잘 버텼다. 앙헬 에르난데스 심판이 주심을 본 날에도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무너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판정 정확성 및 일관성을 수치화하는 미국 ‘엄파이어 스코어카즈’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와 콜로라도 로키스 경기의 볼 판정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에르난데스 주심의 전체적인 볼 판정 정확도는 89%로 리그 평균(94%)에 못 미쳤다. 총 175구 중 156구를 정확하게 봤지만 19구를 제대로 못 봤다. 볼 판정의 정확성은 93%(평균 97%), 스트라이크 판정의 정확성은 80%(평균 88%)에 머물렀다. 판정 일관성도 92%로 평균(94%)을 밑돌았다.
가장 임팩트 있는 미스 콜은 4회 류현진의 공이었다. 1사 1루에 풀카운트에서 놀란 존스에게 던진 6구째 88.8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은 코스로 완벽히 존을 통과했다. 루킹 삼진이 돼야 할 공이었는데 에르난데스 심판 팔이 올라가지 않았다. 볼넷이 되면서 이어진 1사 1,2루 위기에서 류현진은 무너지지 않았다. 다음 타자 엘리후리스 몬테로를 2루 땅볼 유도, 4-6-3 병살타로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두 번째로 임팩트 있는 미스 콜은 콜로라도 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공이었다. 6회 1사 1루 대니 잰슨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5구째 커터가 바깥쪽 낮은 존에 들어왔다. 그런데 에르난데스 심판은 볼로 봤고, 풀카운트에서 잰슨이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토론토가 4-2로 리드를 잡은 한 방.
세 번째로 임팩트 있는 미스 콜은 또 류현진이었다. 1회 콜로라도 1번타자 찰리 블랙몬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쨰 커브를 몸쪽으로 구사했다. 존에 살짝 걸쳤지만 볼 판정을 받았다, 류현진은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블랙몬을 유격수 땅볼 아웃 처리했다.
이날 에르난데스 주심의 볼 판정은 토론토에 0.14점, 콜로라도에 0.99점 유리한 것으로 나왔다. 타자들에게 유리한 볼 판정 속에 난타전이 펼쳐졌고, 토론토가 13-9로 승리했다.
가뜩이나 타자 친화적인 쿠어스필드라 투수들에게 어려운 곳인데 주심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6회 불펜이 3점을 내줘 선발승 요건을 날렸지만 최근 5경기 연속 2자책점 이하 투구로 안정감을 이어갔다. 반면 플렉센은 5⅔이닝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에르난데스 심판은 올해 메이저리그 심판 93명 중에서 볼 판정 정확도 92위(91.3%), 일관성 93위(91.9%)로 리그 최악 수준이다. 1991년부터 33년째 메이저리그에서 활동 중인 베테랑 심판이지만 부정확한 판정으로 선수들에게 악명이 높다. 2006년, 2011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설문조사 결과 최악의 심판 3위로 두 번이나 선정됐다. 2017년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이던 베테랑 2루수 이안 킨슬러가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할 정도로 최악의 심판”이라고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