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타자’ 강백호(24) 없이도 승패마진을 –14에서 +14까지 끌어올리는 기적을 이뤄낸 KT가 마침내 강백호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강백호는 시련을 딛고 해결사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강백호는 지난 2일 익산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퓨처스리그 상무와의 홈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가동했다. 0-3으로 뒤진 1회 무사 1루서 등장, 상무 선발 김현수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치며 퓨처스리그 2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강백호는 1루주자 김병준이 3루에서 아웃된 틈을 타 2루로 이동했지만 후속타 불발에 득점은 신고하지 못했다.
여전히 0-3으로 끌려가던 3회에는 무사 3루서 김현수 상대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퓨처스리그 시즌 1호 타점을 올렸다.
강백호의 활약은 계속됐다. 2-3으로 뒤진 5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시 김현수를 만나 풀카운트 끝 볼넷을 골라내며 첫 멀티출루까지 달성했다.
강백호는 이후 2-3 열세에 처한 8회 선두로 나서 정우준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치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는 KT의 2-4 패배.
신인왕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품은 강백호는 왜 순위싸움이 치열한 지금 2군에 있을까. 발단은 세 달 전이었다. 6월 9일 수원 키움전에 앞서 감기몸살과 급격한 컨디션 저하로 1군에 말소됐는데 당시 체력과 정신 모두 상당한 피로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부터 시작된 강행군과 함께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잇따라 실수를 범하며 비난 여론에 시달렸고, 이에 한동안 경기 출전 없이 온전히 휴식과 회복에 전념했다.
강백호는 7월 11일 키움전에서 복귀했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7월 26일 LG전까지 8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3푼6리 1홈런 3타점 슬럼프에 시달렸고, 이강철 감독은 “시간을 더 줘야 할 것 같다. 2군에서 심신 상태가 됐다고 해서 올렸는데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다시 멘탈이 정립되면 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며 7월 27일 강백호에게 다시 2군행을 통보했다.
강백호는 한 달이 넘는 재정비를 거쳐 9월의 첫날 퓨처스리그 상무전에 첫 출전해 4타수 1안타 2삼진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1안타는 2루타. 그리고 이튿날 안타, 희생플라이, 볼넷으로 존재감을 뽐내며 1군 복귀 전망을 밝혔다.
6월 초만 해도 승패마진 –14와 함께 꼴찌를 전전하던 KT는 1위 LG에 5.5경기 뒤진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상태다. 시즌 성적은 63승 2무 49패로, 승패마진이 어느덧 +14가 됐다. 이 또한 최근 키움에게 2경기 연속 패하며 만들어진 결과. 키움 시리즈 전까지 승패마진은 +16이었다.
다만 KT는 최근 들어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저하됐다. 고척 키움전 2연패를 비롯해 최근 5경기 팀 타율이 2할3푼3리로 리그 전체 9위다. 이 기간 득점권타율은 1할7푼5리로 최하위. 해결사 본능을 갖고 있는 강백호의 퓨처스리그 활약 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강백호의 복귀 시동은 4연패에 도전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게도 호재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강백호는 이달 말 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가한 뒤 중국 항저우로 떠난다. 간판타자 이정후(키움)가 부상 이탈한 상황이기에 다음으로 경험이 풍부한 강백호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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