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무덤'도 관록으로 이겨냈다. 그리고 '단짝'의 도움으로 승리 투수 자격까지 획득했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76개를 기록했다.
6회초 4-2로 역전을 시키면서 류현진에게 승리 투수 자격을 안겼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2.38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14개월 만에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류현진은 올 시즌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25(24이닝 6자책점)으로 호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연승으로 복귀 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전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5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류현진에게 낯설지 않은 지구 라이벌 콜로라도였다. 콜로라도전 통산 성적은 15경기 5승7패 평균자책점 4.85(78이닝 42자책점)에 불과했다. 그리고 무려 16개의 피홈런을 허용할 정도로 상성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콜로라도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았다. 해발 1600m 고지에 위치한 ‘투수들의 무덤’에서 류현진도 파묻혔다.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09(26⅔ 21자책점)에 그쳤다. 쿠어스필드에서만 8개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피OPS는 무려 1.074에 달했다. 경기 당 피홈런 1개는 허용할 정도였다.
이날 잠시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고 쿠어스필드에서 피홈런도 기록했지만 5회까지 다시 한 번 역투를 펼치면서 제 몫을 다했다. 포심 35개 커터 19개 커브 12개 체인지업 10개를 구사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90.1마일(145km), 평균 구속 87.9km(약 141.5km)를 기록했다.
이날 콜로라도는 찰리 블랙몬(우익수) 에제키엘 토바(유격수) 엘리아스 디아즈(포수) 라이언 맥마혼(3루수) 브랜든 로저스(2루수) 헌터 굿맨(지명타자) 놀란 존스(좌익수) 엘리후리스 몬테로(1루수) 브랜튼 도일(중견수)이 나섰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천적 블랙몬과 다시 마주했다.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3할4푼3리(36타수 12안타) 1홈런 3타점 OPS .924로 대단히 강했다.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승부를 펼쳤고 89.2마일 높은 포심을 던져서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토바는 초구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 연속 커터를 던져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디아즈 역시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내며 1회를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2회에도 커터를 주로 활용했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커터를 던져서 3구 만에 1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브랜든 로저스는 공 1개로 3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헌터 굿맨은 체인지업을 던져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6개의 공으로 2회를 처리했다.
3회에는 선두타자 놀란 존스에게 커터를 던지다가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첫 피안타. 그리고 몬테로에게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4구 째 76.7마일 체인지업이 가운데 코스로 몰리면서 통타를 당했다. 쿠어스필드에서 피홈런 9개째. 타구속도 95.5마일(153.7km), 비거리 374피트(114미터)의 타구였다.
일단 피홈런 이호 도일은 3루수 땅볼로 유도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블랙몬 상대로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을 허용했고 토바에게 초구 87.8마일 포심을 던지다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렇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서 추가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디아즈를 상대로 바깥쪽 커터를 던져 투수 땅볼을 유도해 아웃시켰다. 주자들의 진루를 억제했다. 2사 2,3루에서 만난 맥마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67.1마일 커브를 던져서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4회말 선두타자 로저스 역시도 커터를 던져서 6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1사 후 굿맨을 상대로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커터를 던지다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존스와의 승부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판정을 받았다. 풀카운트에서 던진 88.8마일 포심이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 존에 꽂혔다. 게임데이 상에서도 명백한 스트라이크였다. 하지만 앙헬 에르난데스 주심은 이를 볼로 판정했다. 오심으로 악명이 높았던 심판이 류현진에게도 불이익을 줬다. 결국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래도 류현진은 평정심을 찾았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87.5마일 포심을 던져서 2루수 병살타로 솎아냈다.
류현진이 2실점을 먼저 했지만 4회초 브랜든 벨트의 솔로포, 5회초 어니 클레멘트의 솔로포로 2-2 동점이 됐다. 류현진의 패전 요건은 지워졌다.
5회말에도 류현진은 선두타자 도일을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블랙몬도 커터를 던져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리고 토바를 만나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커브를 던져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5회가 마지막 이닝이었다. 그리고 타자들이 도와줬다. 6회초 1사 1루에서 단짝 배터리 대니 잰슨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4-2의 리드를 가져왔다. 류현진의 승리 투수 자격이 갖춰졌다. 6회말부터 이미 가르시아가 공을 이어 받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