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털보 리드오프’이자 천적인 찰리 블랙몬(37) 봉쇄에 류현진의 4승이 달려있다.
류현진은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4년 만의 쿠어스필드 등판이다.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지난달 빅리그 마운드에 다시 서게 된 류현진은 5차례 등판을 통해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2.25.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5이닝 4실점으로 고배를 마셨고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으나 타구에 무릎을 맞는 바람에 승리를 눈앞에서 놓쳤다.
14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달성한 뒤 21일 신시내티 레즈전(5이닝 2실점(비자책))에 이어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대결에서도 5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수를 쌓으며 3연승을 질주 중이다.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한 류현진에게 낯설지 않은 지구 라이벌 콜로라도였다. 콜로라도전 통산 성적은 15경기 5승7패 평균자책점 4.85(78이닝 42자책점)에 불과했다. 그리고 무려 16개의 피홈런을 허용할 정도로 상성이 좋지 않았다.
해발 1600m 고지에 위치해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는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쿠어스필드에서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7.09(26⅔ 21자책점)에 그쳤다. 쿠어스필드에서만 8개의 피홈런을 헌납했다. 피OPS는 무려 1.074에 달했다. 경기 당 피홈런 1개는 허용할 만큼 류현진에게 여전히 낯선 장소였다.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활약할 당시 콜로라도는 지구 선두도 위협할 정도로 비교적 강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메이저리그 전체 꼴찌를 다투는 팀으로 전락했다. 49승84패 승률 .368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이날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하는 ‘천적’ 블랙몬이다. 블랙몬은 류현진의 다저스 시절, 최전성기를 보냈던 선수였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통산 타율 3할6리 169홈런 494타점 689득점 51도루 OPS .880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스타 4회, 실버슬러거 2회를 수상했고 2017년에는 타격왕(.331), 최다안타(213개)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내셔널리그 MVP 투표 5위까지 오른 바 있다. 이 기간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3할4푼3리(36타수 12안타) 1홈런 3타점 OPS .924로 대단히 강했다.
이후 커리어가 하향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위협적이다. 올해는 76경기 타율 2할8푼8리(264타수 70안타) 7홈런 32타점 OPS .833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6월 중순, 오른손 골절 등으로 두 달 가량 결장했고 8월 중순이 되어서야 복귀했다. 블랙몬을 비롯해 라이언 맥마혼, 브랜든 로저스 등이 류현진과 상대해본 선수들이다. 맥마혼과는 8타수 1안타, 로저스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천적 블랙몬을 비롯해 맥마혼과 로저스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콜로라도는 찰리 블랙몬(우익수) 에제키엘 토바르(유격수) 엘리아스 디아즈(포수) 라이언 맥마혼(3루수) 브랜든 로저스(2루수) 헌터 굿맨(지명타자) 놀란 존스(좌익수) 엘리후리스 몬테로(1루수) 브랜튼 도일(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콜로라도 선발 투수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썼던 크리스 플렉센(29)이다. 올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방출된 이후 뉴욕 메츠를 거쳐서 콜로라도로 넘어왔다. 올해 1승6패 평균자책점 5.94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토론토는 조지 스프링어(우익수) 데이빗 슈나이더(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 브랜든 벨트(지명타자) 대니 잰슨(포수) 휘트 메리필드(2루수) 달튼 바쇼(좌익수) 어니 클레멘트(유격수) 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가 선발 라인업에 포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