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상승세가 대단하다. 중심타자 나성범(34)이 복귀한 시점과 맞물려 KIA의 진격이 시작됐다. 나성범이 돌아온 뒤 KIA는 6할대(.605) 승률을 질주하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 1일 문학 SSG전에서 3회, 7회 적시타에 이어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폭발했다. 4타수 3안타 5타점 1볼넷으로 4출루 활약을 펼치며 KIA의 10-2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지난달 24일 수원 KT전부터 최근 6연승을 이어갔다. 올 시즌 팀 최다 타이 기록으로 앞서 지난 7월5일 문학 SSG전부터 7월12일 광주 삼성전까지 첫 6연승을 달린 바 있다. 두 번의 6연승 모두 나성범의 복귀 이후 나왔다.
나성범은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다녀온 뒤 왼쪽 종아리 근육 손상이 발견돼 최대 8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발가락을 다친 김도영과 함께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재활 치료원에도 다녀왔지만 복귀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퓨처스리그에서 3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조율한 나성범은 6월23일 광주 KT전에 1군 엔트리에 올라왔다. 시즌 개막 후 83일이 흘러 전체 일정의 43.1%를 소화한 시점이었다. 시작이 무척 늦었지만 만회하는 시간은 누구보다 빠르다.
복귀 첫 날부터 홈런을 신고한 나성범은 1일까지 올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3할4푼9리(172타수 60안타) 13홈런 42타점 20볼넷 26삼진 출루율 .411 장타율 .645 OPS 1.056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1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142명 중 장타율·OPS 1위, 타율 2위, 출루율 5위로 비율 기록이 압도적이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도 벌써 3.29에 달한다. 전체 야수 중 15위로 팀 내에선 최형우(4.12) 다음이다.
나성범의 합류를 기점으로 KIA 성적도 확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나성범 복귀 전까지 28승33패1무(.459)로 8위로 고전했지만 나성범 복귀 후 26승17패1무(.605)로 6할대 승률을 거두고 있다. 이 기간 1위 KT(34승14패 .708), 2위 LG(26승16패 .619)에 이어 3위다.
어느새 시즌 전체 54승50패2무(.519), 승패 마진 +4로 전환한 KIA는 5위에 올라있다. 6위 두산과 격차를 2경기로 벌리며 4위 NC에 1경기, 3위 SSG에 3.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5강 그 위를 바라볼 만한 위치까지 올라왔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나성범이 시즌 시작부터 같이 했더라면 리그 판도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성범 효과가 대단하다. 나성범이 들어온 뒤 KIA는 팀 타율(.291), OPS(.783)로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6득점을 뽑아내며 상대 마운드를 두들기고 있다. 나성범이 3~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 기존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쏠린 견제를 분산시켰다.
나성범과 같은 날 부상 복귀한 2년차 3루수 김도영이 유격수 박찬호와 1~2번 테이블세터로 밥상을 푸짐하게 차리고 있다. 3개월가량 재활 기간을 나성범과 함께한 김도영은 근력 운동을 따라하면서 몸이 커졌고, 타구에도 힘이 붙었다. 부상 복귀 후 타율 3할(180타수 54안타) 2홈런 22타점 OPS .807로 활약 중이다. 나성범 효과라 할 만하다.
나성범은 지난 2021년 12월 KIA와 6년 총액 150억원 초대형 FA 계약으로 고향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기준 KBO리그 역대 FA 최고액으로 ‘오버페이’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지난해 144경기 다 뛰며 타율 3할2푼(563타수 180안타) 21홈런 97타점 OPS .910으로 모범 FA 활약을 했다. 외야수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올해는 부상으로 시즌 절반 가까이 결장했지만 돌아오자마자 팀에 거센 폭풍을 일으키며 150억원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