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향한 관중들의 야유에 지역 언론도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기대 이하 팀 성적에 샌디에이고 팬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한 장면이었다.
김하성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올 시즌 공수주 맹활약으로 샌디에이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김하성에겐 처음 겪는 일이었다.
샌디에이고가 0-4로 뒤진 3회 1사 1,2루에서 상황이 발생했다. 샌프란시스코 블레이크 세이블이 투수 페드로 아빌라 옆을 지나는 땅볼 타구를 쳤고, 2루수 김하성이 백핸드 캐치를 시도하며 글러브를 뻗었지만 타구는 그 밑으로 빠져나갔다.
이어 김하성의 오른발을 맞고 중견수 쪽으로 타구가 굴절된 사이 2루 주자 J.D. 데이비스가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왔다. 세이블은 전력 질주로 2루까지 갔다. 스코어가 0-5로 벌어지자 샌디에이고 홈 관중들이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기록은 1타점 2루타.
김하성의 실책이 아니었다. 김하성 나름대로 몸을 던져가며 최선을 다한 플레이였다. 하지만 앞서 1루수 매튜 배튼의 연이은 포구 실책과 3루수 매니 마차도의 송구 실책으로 대량 실점하며 이닝이 길어지자 홈팬들도 참지 못하고 야유를 보냈다.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를 향한 분노의 표시였지만 김하성의 아쉬운 플레이가 나온 이후 야유라 낯선 상황이긴 했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도 2일 김하성이 야유받은 상황을 두고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짚었다.
매체는 ‘타구가 김하성의 글러브 밑을 지나 그의 발을 맞고 중견수 쪽으로 날아갔을 때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야유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관중들의 불만이 올 시즌 파드리스에서 가장 열광적인 환호를 받는, 기대에 부응하는(실제로는 기대 이상) 몇 안 되는 선수인 김하성에게 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하성은 타구를 잡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왔고, 실책으로 판정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고통스런 시즌 동안 많은 경기를 봤을 펫코파크 관중들은 배튼의 실책 2개와 좋지 않은 투구로 3회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의 연이은 수비 실책 파티에 김하성이 덤터기를 쓴 모양새였다.
3회에만 6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자멸한 샌디에이고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2-7로 패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62승73패가 된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3위 샌프란시스코(70승64패)와 격차가 8.5경기로 벌어져 가을야구 희망이 거의 다 날아갔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이날 패배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지난 주말 밀워키 원정 때 클럽하우스에서 누구도 플레이오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에서 -11이 됐다. 이날은 관중(3만6639명)도 많지 않았다. 야유만 빼면 2019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2019년에는 야유를 할 이유가 없었다. 그 당시에는 그만큼 기대치가 없었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며 팬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고 설명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