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에서 등번호 51번이 영구결번 레전드 외야수 버니 윌리엄스(55)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에게 투수와 타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어느 시점에서 오타니가 편한 쪽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며 지금 같은 투타겸업이 계속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이어 윌리엄스는 “투수와 타자 양쪽 모두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투타를 다 소화하면 몸에 큰 무리가 간다. 투수들이 하나에만 집중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투타겸업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일본에서부터 투타겸업을 시작한 오타니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와서도 도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8년 첫 해 10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을 당해 시즌 후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재활로 인해 2019년에는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2020년 투수로 복귀하며 투타겸업을 시도했지만 몸이 받쳐주지 않았다. 2경기 만에 투수로서 시즌이 끝났다. 오른팔 굴곡근, 회내근 염좌로 공을 던질 수 없었고, 타자로도 1할대(.190) 타율로 추락했다. 투타에서 최악의 해였다. 투타겸업을 그만두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때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2021년부터 풀타임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에 큰 충격을 줬다.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홈런왕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게 MVP를 내줬지만 첫 규정이닝(166) 투구와 함께 개인 최다 15승, 평균자책점 2.33으로 활약하며 투수로 기량을 꽃피웠다.
올해도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풀타임 투타겸업을 3년째 이어왔지만 팔꿈치가 더는 버티지 못했다. 내측측부인대(UCL) 파열이 확인되면서 5년 만에 토미 존 수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차 소견을 받고 수술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데 오타니는 여전히 타자로 경기에 나서며 투타겸업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도 이제 내년이면 30대에 접어든다. 20대처럼 몸이 계속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언젠가 투수와 타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올 텐데 하필 FA를 앞두고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오타니의 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