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성실하고 자기 관리 잘하는 선수다. 그때와 비교가 안되는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 필승조 구승민(33)을 바라보는 이종운 감독대행의 감회는 새롭다. 2015년 처음 롯데 사령탑에 올랐던 시절 이제 갓 입단 3년차에 접어든 구승민은 투수로 전향한지 5년 밖에 되지 않았던 미완의 투수였지만 이종운 감독 체제 아래에서 처음 1군 무대에 오르게 됐다. 비록 11경기 2패 평균자책점 10.24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감독)의 통산 400호 홈런의 희생양으로 팬들의 기억에 남게 됐다.
그러나 이제 300홈런을 허용했던 투수로의 기억은 잊혀진지 오래다. 이제 롯데가 자랑하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필승조로 우뚝 솟아 올랐다. 롯데 구단 최다 홀드와 최초 100홀드 기록에 이어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홀드를 기록, 역대 2번째 4년 연속 20홀드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4년 연속 20홀드는 삼성 안지만이 2012~2015년까지 기록한 바 있다.
1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이종운 감독대행은 "구승민의 20홀드는 구단으로서도, 선수 본인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단한 기록이고 구단 입장에서도 큰 기록이다. 이런 대기록을 갖고 있으면 앞으로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이런 대기록은 그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꾸준하게 해왔다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 당시와 비교해 달라는 말에 대해 "그때는 어릴 때고 지금은 탄탄한 선수가 됐다. 좋은 기량을 갖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져지지 않았던 선수였다. 하지만 구승민은 성실하고 또 자기 관리도 잘 하는 선수지 않나.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에게 400홈런 허용 당시의 순간에도 이종운 감독은 구승민에게 피하지 말고 씩씩하게 승부하기를 당부한 바 있다. 그리고 구승민은 승부를 하다가 대기록의 반대편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그걸로 인해서 자신감을 잃으면 기량도 늘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구승민은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탄탄하게 내구성을 갖추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롯데의 역사가 된 투수를 향한 '리스펙'을 보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