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살리고, 팀도 살리고.... 완전 꼬일 수 있는 상황에서 승민이가 순간 판단력이 좋았다."
염경엽 LG 감독이 대주자 스페셜리스트 최승민의 주루 센스를 칭찬했다.
염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전날 두산과의 경기를 복기하며 8회 박동원의 스퀴즈 번트와 3루 주자 최승민의 주루에 관한 뒷얘기를 전했다.
LG는 8회 오스틴의 솔로포로 1-2로 추격했고, 1사 1,3루에서 박동원이 3루쪽으로 스퀴즈번트를 댔다. 번트 타구가 강하게 투수 옆쪽으로 향해, 최승민이 3루 베이스 앞에서 멈췄다가, 번트 타구를 잡은 투수 정철원이 1루로 던지는 순간에 홈으로 쇄도했다. 투수-1루수-포수의 송구 보다 여유있게 세이프, 2-2 동점을 만들었다.
염 감독은 "동원이가 나가면서 병살이 될 수도 있으니까 초구에 세이프티 번트를 대겠습니다 라고 하더라. 그래 알았다. 내가 사인을 해줄게 라고 했다"며 "동원이가 타격에 자신이 없었던 거 같더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동원의 번트 타구가 너무 강하게 굴러갔다. 염 감독은 "번트를 강하게 댔다. 투수 쪽으로 굴러가면서 승민이가 스타트가 안 됐다. (홈으로) 들어오면 아웃될 것 같으니까. 경기가 꼬일 수 있었는데 승민이가 순간적으로 잘 풀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홈으로 뛰어도 죽었고, 그 다음에 안 뛰고 3루에 있었으면, 2아웃이 되면서 완전히 경기가 꼬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동원이에게 강공을 시키려 했는데, 세이프티 번트를 하겠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최승민의 주루 센스, 빠른 발, 순간적인 판단력이 두산 수비를 허점을 찌르며 동점을 만든 것이다.
염 감독은 "승민이가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했다. 다행히 타구가 1루 쪽으로 안 대고, 3루쪽으로 가면서 3루수가 3루 베이스를 비우고 앞까지 나와 있었기 때문에 승민이가 베이스에서 많이 나올 수 있었다. 1루쪽으로 강하게 갔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거였다. 3루수가 베이스를 지키면, 승민이가 리드를 나올 수 없으니까.
3루수가 베이스를 비워주면서 승민이가 스타트하려다가 많이 나왔는데 그 자리에 멈췄다가, 투수가 안 보고 1루로 던져버리니까, 홈으로 들어와 여유있게 세이프 됐다. 승민이가 어제 팀을 살린 거다. 감독도 살린 거고 팀도 살린 거고. 감독이 얼마나 욕 먹었겠나. 동원이에게 스퀴즈 시켰다고..."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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