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발진에 부상 악재가 발생했다. 좌완 백정현이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쉼표를 찍게 된 것. 올 시즌 18경기에서 7승 5패 평균자책점 3.67로 순항 중인 백정현이 선발진에서 이탈하면서 기존 선수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특히 알버트 수아레즈 대신 새롭게 합류한 테일러 와이드너가 데이비드 뷰캐넌과 함께 외국인 원투 펀치로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삼성 이적 후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와이드너는 세 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1승 2패 평균자책점 5.71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2경기에서 경기당 10안타 이상 맞았다. 첫 등판이었던 13일 SSG를 상대로 6⅔이닝 10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박진만 감독에게 와이드너의 이적 후 첫 등판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와이드너가 이적 후 첫 등판에 나섰는데 분명히 부담감은 있었을 거라 본다. 안타는 많이 맞았지만 볼넷을 허용하는 것보다 낫다. 공격적으로 던졌고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두 번째 등판에서는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18일 대구 KIA전에서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초반 위기도 있었으나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무실점(5피안타 7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눈에 띄는 건 사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
박진만 감독은 "첫 등판(13일 문학 SSG전)에서는 가운데만 넣으려고 했는데 포수 강민호의 볼배합이 좋았다. 좌우 코너와 하이볼을 잘 이용했다"고 말했다. 또 "와이드너가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무사히 잘 넘긴 덕분에 득점 기회를 살릴 수 있었다. 와이드너도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방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하며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주일 뒤 키움 타선에 혼쭐이 났다. 와이드너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4⅔이닝 11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2회 2사 후 연타를 얻어맞으며 빅이닝을 허용했다.
와이드너는 31일 수원 KT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앞선 세 차례 등판에서 벤치에 믿음을 주지 못한 그는 이날 경기에서는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줘야 한다.
와이드너가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모든 게 꼬이게 된다.
선발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당연히 수아레즈를 향한 그리움은 더 커질 테고, 구단도 외국인 선수 교체 승부수를 띄웠으나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다.
팀은 물론 선수 개인에게도 좋을 게 없다. 시즌 후 재계약 가능성은 희박해지기 때문. 모든 건 와이드너에 달려 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하는 이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