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간판 타자 브라이스 하퍼(31)는 자기 주장이 강한 스타 선수다. 구단의 방향과 선수 영입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스타일이다.
지난 2020년 시즌 후 포수 J.T. 리얼무토와 FA 재계약을 적극 주장했고, 지난겨울에는 FA 유격수 트레이 터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외부 영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퍼 의견대로 필라델피아는 리얼무토와 5년 1억155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터너를 11년 3억 달러에 영입했다.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홈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하퍼가 ‘예비 FA’ 오타니 쇼헤이(29)에게도 러브콜을 보낼지가 관심을 모았다. 이날 하퍼가 선발 1루수로 나서면서 오타니와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하퍼는 굳이 오타니에게 구애를 하지 않았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퍼는 “오타니를 설득하지 않을 것이다. 오타니는 자신에게 잘 맞는 곳으로 갈 것이다. 애너하임이든 어디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할 것이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의 커리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디로 갈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필라델피아이지만 오타니와는 거의 연결되지 않고 있다. 오타니가 선호하는 서부 지역의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애틀 매리너스가 유력 행선지로 꼽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는 동부 지역에 있다. 각각 2031년, 2033년까지 장기 계약한 하퍼와 터너를 비롯해 리얼무토(2025년), 닉 카스테야노스(2026년), 카일 슈와버(2025년) 등 타선에 장기 계약 선수들이 많이 남아있다.
필라델피아가 오타니를 필요로 한다면 타자보다 투수다. 그러나 오타니는 지난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2회 투구 중 교체됐고,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파열이 확인됐다. 남은 시즌 투수로 더 이상 던질 수 없게 됐고, 2차 소견을 통해 두 번째 토미 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하퍼도 오타니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그는 “오타니 본인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체에 안타까운 일이다.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데 그렇게 다친 것이 너무 안타깝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수술하지 않고 재활로 돌아오면 좋겠다. 모두가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고 쾌유를 바랐다.
이어 하퍼는 “오타니의 몸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작동한다. 투구도 해야 하고, 타격도 해야 한다. 매일매일 고된 훈련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투타 모두 높은 수준으로 해낸다. 보는 재미가 있으니 앞으로도 투타겸업을 했으면 좋겠다. 정말 특별하다”는 말로 오타니의 투타겸업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