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이 야유를 보낼 만한 변신이다.
LA 다저스 우완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36)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 8회 구원등판했다. 브레이저가 불펜에서 마운드로 향하자 보스턴 관중들이 야유를 보냈다.
보스턴 팬들은 이번 3연전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펜웨이파크에 돌아온 무키 베츠와 키케 에르난데스를 따뜻하게 환대해줬다. 특히 트레이드 이후 4년 만에 펜웨이파크를 찾은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공신 베츠에겐 기립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베츠, 에르난데스와 달리 브레이저에겐 야유를 보내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브레이저는 이에 굴하지 않고 트리스턴 카사스와 트레버 스토리를 연속 헛스윙 삼진 잡은 뒤 파블로 레예스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다저스의 7-4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지난 2013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한 우완 투수 브레이저는 4년 공백을 거쳐 2018년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기회를 잡았다. 올해 5월까지 보스턴에서 6시즌 통산 222경기(209⅔이닝) 7승8패9세이브44세이브 평균자책점 4.55 탈삼진 211개를 기록했다.
2018년 보스턴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2021년까지 불펜에 힘을 보탰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는 20경기(21이닝)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29 WHIP 1.57로 크게 부진했다. 결국 5월16일 보스턴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으면서 5월22일자로 방출됐다.
이후 2주 동안 무적 신세로 지내다 6월5일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이때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를 거쳐 6월21일 콜업된 브레이저는 다저스 이적 후 26경기(27⅓이닝) 2승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0.99 탈삼진 27개 WHIP 0.73으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72로 낮췄다.
방출된 뒤 불과 3개월 만에 다저스 필승조로 변신했으니 보스턴 팬들로선 야유를 보낼 만하다. 보스턴 매체 ‘매스라이브’에 따르면 경기 후 브레이저는 “굉장했다. 여러 번 말했지만 펜웨이파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장이다. 이만한 곳이 없다. 이곳에 다시 돌아와 기뻤다. 정말 즐거웠다”며 기뻐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이렇게 순식간에 반전된 모습은 놀랍다. 보스턴이 거의 2년간 하지 못한 일을 다저스는 2주 만에 해냈다’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커터다. 커리어 내내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던진 브레이저는 보스턴에서 추천하지 않은 커터를 배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