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택이었을까.
네덜란드 출신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30)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방출됐다. 콜로라도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트리플A 앨버커키에서 아이소톱스에서 유틸리티 유망주 헌터 굿맨을 콜업하면서 프로파를 방출했다. 프로파는 9월1일 전까지 계약해야 새 팀에서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프로파는 지난 3월 중순 월드베이스클래식(WBC)에 참가한 뒤 콜로라도와 1년 775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그러나 기대 이하 성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올 시즌 111경기 타율 2할3푼6리(415타수 98안타) 8홈런 39타점 OPS .680에 그쳤다. 후반기 32경기 타율 2할1푼(105타수 22안타) 2홈런 7타점 OPS .612로 타격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49승81패(승률 .377)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위 꼴찌에 처진 콜로라도는 일찌감치 가을야구에서 멀어졌다. 베테랑 프로파를 양도 지명(DFA)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방출 처리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전체 랭킹 1위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프로파는 201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201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2020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3년 2100만 달러에 FA 계약한 프로파는 2021~2022년 시즌 후 FA가 되는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했다. 2021년 시즌을 마친 뒤 2022년 연봉 650만 달러 선수 옵션을 행사했지만 지난해에는 시즌 후 2023년 연봉 750만 달러 옵션을 포기했다.
지난해 152경기 타율 2할4푼3리(575타수 140안타) 15홈런 58타점 OPS .723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고, 우리 돈으로 약 99억원의 보장된 연봉을 포기하며 더 큰 계약을 노렸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된 뒤에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3월 중순에야 어렵게 콜로라도와 계약했다.
샌디에이고에 남았을 때보다 연봉 25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 포함 125만 달러를 더 챙겼지만 시즌 전 스프링 트레이닝을 건너뛰면서 정상적인 시즌 준비가 되지 않았다. 고향 네덜란드령 퀴라소에서 개인 훈련을 했지만 실전 투수들의 공에 대응할 시간이 부족했다. 계약이 늦어진 바람에 비자 발급 문제로 시즌 첫 3경기를 건너뛰는 등 어려움이 뒤따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TR)’는 ‘프로파가 샌디에이고에 남았을 때보다 돈은 조금 더 벌었지만 올 시즌 부진을 고려하면 이득이라고 보기 힘들다. WBC 기간 네덜란드 대표로 뛰었지만 스프링 트레이닝을 거의 받지 못한 것이 올 시즌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프로파는 최근 왼쪽 무릎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프로파는 김하성과도 절친한 사이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2년을 함께하며 절친한 관계로 발전했다. 지난 2월 네덜란드 WBC 대표팀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LG 트윈스와 연습경기를 치를 때도 김하성이 현장을 찾아 프로파를 응원하기도 했다. 올 시즌 김하성이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선 반면 프로파는 방출을 당하면서 절친의 희비가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