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채무 90억"..피프티 피프티가 합의 안 하는 이유 [Oh!쎈 그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3.08.29 06: 59

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팀의 존폐 위기 속 소속사 어트랙트와의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재판부의 조정회부 결정에 합의 의사가 없음을 전달한 후, 다시 한 번 심문재개신청서를 접수했다. 어트랙트와 분쟁을 매듭짓기 위한 행보다.
피프티 피프티의 키나, 새나, 시오, 아란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은 오늘(28일) 재판부에 심문재개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난 17일 이후 두 번째로 제기하는 것으로, 어트랙트와의 법적 분쟁에 대한 이들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합의나 조정의 뜻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린 셈이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6월 2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음을 알렸다. 앞서 어트랙트 측이 멤버들에게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본격적인 분쟁의 신호였다. 피프티 피프티는 어트랙트의 불투명한 정산 및 건강 관리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피프티 피프티(시오, 새나, 아란, 키나)가 간담회를 마친 뒤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3.04.13 / dreamer@osen.co.kr

이후 지난 달 5일 첫 번째 심문기일이 있었지만 양측의 갈등만 확인할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치열한 진실공방이 이어지던 끝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부장판사)는 지난 달 31일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조정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어트랙트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 사이의 합의 가능성이 생긴 것.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 측은 단호했다. 멤버들의 변호인은 법원에 합의 및 조정 의사가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조정이 불발됐다. 이후 절차는 법원이 강제 조정으로 결정하거나 재판으로 가게 되는 수순이었다.
합의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지난 19일에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의 분쟁을 다뤘다가 역풍을 맞았다. 편파 방송 논란이 불거지면서 피프티 피프티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 것. 결국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직접 사과에 나서 사태를 수습하려 하기도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논란 속 피프티 피프티는 더욱 강경하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합의 및 조정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유를 설명하며 심문재개를 신청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선급금은 어트랙트가 갚는 채무이기 때문에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그러나 이 사건에서 어트랙트는 선급금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처음부터 선급금채무를 부담한 적이 없다. 최대 90억 원의 선급금채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어트랙트가 아니라 제3자인 스타크루이엔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트랙트는 스타크루이엔티에 피프티 피프티의 음원, 음반을 공급해 스타크루이엔티의 선급금채무를 갚아나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피프티 피프티 음원, 음반 공급 덕분에 스타크루이엔티는 새로운 선급금 20억 원도 추가로 입금 받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의 선급금채무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어트랙트가 제3자인 스타크루이엔티의 선급금채무를 갚아나가는 행위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들은 “스타크루이엔티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회사인 만큼, 피프티 피프티의 음원, 음반 공급에 의해 스타크루이엔티의 선급금채무를 갚아나가는 것은 전홍준 대표 개인 회사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므로 횡령, 배임의 위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 같은 선급금채무 구조로 신뢰관계를 훼손했고,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의 주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선급금채무에 대한 의문이 있는 만큼, 심문재개 이후 이 부분의 핵심 쟁점에 대해 충분한 소명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선급금채무에 대한 소명과 피프티 피프티가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다면 합의나 조정에 임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이 분쟁 및 조정 의견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 가운데, 극적 합의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많은 의혹과 논란, 그리고 치열한 공방 속에 이들이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어트랙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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