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이 또 교체됐다. 롯데 감독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27일 사직 KT 경기 후 건강상 사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하여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하고 수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롯데는 2010시즌을 끝으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3년 계약을 마치고 팀을 떠난 후 양승호, 김시진, 이종운, 조원우, 양상문, 허문회, 서튼 감독까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서튼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앞서 감독들과는 달리 건강 문제로 스스로 물러났지만, 결국은 성적 부진이 건강 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롯데가 4월말에 1위로 '탑데'를 찍으며 5월말까지는 3강을 유지했다. 그러나 6월 중순 4위, 7월 중순 5위로 밀려났고, 7월 30일 는위까지 추락한 뒤 여전히 7위에 머물러 있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로 8월 들어 2차례나 어지럼증을 겪은 서튼 감독은 롯데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0년 이후로 롯데 감독사를 보면 평균 재임 기간이 채 2년도 안 된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2008~2010년 3시즌 동안 3위-4위-4위를 기록하며 '사직 노래방'을 만들었지만, 3년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양승호 감독이 2011년 3년 계약으로 사령탑에 올랐고, 2011시즌 롯데를 정규 시즌 2위로 이끌었다. 롯데의 역대 정규 시즌 최고 순위였다. 2012년에는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계약기간 1년을 남기고 경질됐다.
김시진 감독이 2013년 3년 계약으로 롯데 지휘봉을 잡았는데, 5위-7위를 기록한 후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2015년 롯데는 이종운 감독과 3년 계약을 했는데, 한 시즌 만에 경질됐다. 이종운 감독은 첫 해 8위에 그쳤고, 시즌 후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조원우 감독이 2016년 2년 계약으로 롯데 사령탑을 맡았다. 첫 해 8위에 그쳤으나, 2017년 정규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 업셋을 당하며 탈락했다. 시즌을 마치고 우여곡절 끝에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8년 조원우 감독은 재계약 첫 시즌에 7위로 부진했고, 3년 재계약을 했음에도 1년 만에 경질됐다. 롯데는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를 낳았다.
2019년 롯데는 과거 롯데를 이끌었던 양상문 감독을 선임(계약 기간 2년)했다. 양상문 감독은 2004~2005년 롯데 지휘봉을 잡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지만 성적은 8위-5위로 '가을야구'는 실패했다.
14년 만에 고향팀으로 돌아온 양상문 감독은 2019시즌 전반기에 34승 2무 58패(승률 .370)을 기록, 최하위로 처졌다. 올스타 휴식기 때 롯데는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시에 물러났다.
성민규 단장이 2019년 9월 선임됐고, 시즌 후 허문회 감독과 3년 계약을 했다. 허문회 감독은 2020시즌 7위을 기록했고, 2021시즌 5월 10일까지 12승 18패(승률 .400)로 최하위에 머물자 경질됐다. 성민규 단장과 구단 운영을 놓고 의견 충돌이 잦았다.
롯데 구단은 허문회 감독 경질 사유로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고, 허문회 감독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2021시즌 5월 11일 서튼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팀을 이끌었고, 시즌을 마치고는 연장 계약까지 했다. 롯데는 2021년 12월 "서튼 감독이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며, 선수단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계약기간을 기존 2022년에서 1년 연장해 2023년까지 임기를 보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서튼 감독은 2021시즌 7위, 2022시즌 8위를 기록했고, 올 시즌 4월말에 1위 자리에 올랐지만 7위로 추락한 시점에서 자진 사퇴했다.
한편, 롯데는 29일 대전 한화전부터 이종운 수석코치의 감독 대행체제로 잔여 시즌을 이어나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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