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병호는 지난 9일 수원 한화전 도중 왼쪽 종아리를 다친 뒤 선발 출장 대신 대타로 경기를 준비한다. 지난 2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병호는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팀이 잘 나가고 있으니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팀 성적도 좋고 (오)윤석이가 굉장히 잘해주고 있으니 조급하게 할 이유가 없다. 윤석이, (문)상철이처럼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기회가 없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후배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 선배로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호에게 백업 멤버는 낯설다. 그는 “처음에는 어색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1회부터 많이 움직이며 준비한다. 타석에 들어서면 어떻게 할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병호의 트레이드 마크는 홈런. 지난해 35홈런을 터뜨렸던 박병호는 올 시즌 10홈런에 불과하다. 이에 “올 시즌 잘하고 싶은데 (홈런이) 많이 안 나와서 아쉬운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찬스 때 타점을 올리는 걸로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장타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그는 “장타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 제 장점이 사라지는 거니까 극복해서 이겨낼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김상수는 FA 자격을 얻고 KT로 이적했다. 박병호는 김상수 영입 효과에 반색했다. 실력은 물론 선수단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 이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굉장히 긍정적인 선수다. 시즌 초반 팀 성적이 아주 안 좋을 때도 FA 선수로서 부담감이 컸을 텐데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맙다.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인) 유격수로 뛰면서 힘들텐데 내색도 안 하고 후배들을 잘 다독이고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너무나 고맙다. 우리 팀이 반등하는데 김상수의 역할도 컸다”. 박병호의 말이다.
박병호는 이어 “(김상수와) 대표팀에서도 함께 했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선수인지 몰랐다. KT로 이적하기까지 큰 결심을 했을 텐데 시즌 초반 팀이 힘들 때부터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그는 베테랑으로서 선수단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 위치에 있다. 박병호는 “원래 이기면 피로가 빨리 풀리고 지면 더 힘들다. 언제부턴가 선수들이 이기는 게 익숙해지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조화가 좋아지는 걸 느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들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지게 된 것 같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박병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시즌을 앞두고 세웠던 목표는 하나도 이루지 못했다. 현재로서 하루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스타팅 멤버에 들어가는 게 우선”이라며 “순위 싸움이 한창인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많은 승수를 쌓고 싶다. 최대한 높은 순위로 가을 무대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