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이 오타니 쇼헤이(29)에게 부상을 책임 전가를 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MLB.com’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나시안 단장이 뉴욕 메츠전을 앞두고 취채진을 상대로 오타니가 팔꿈치 내측측부인대(UCL) 부상을 당하기 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2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 투구 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됐고, 검사 결과 내측측부인대 파열이 드러났다. 남은 시즌 투수로는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게 됐고,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 토미 존 수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술을 하면 재활로 최소 1년은 투수로 나설 수 없다. FA를 앞두고 청천벽력이다.
선수 관리 소홀 지적에 LAA 단장 반박 "오타니와 에인전트가 검사 거부했다"
오타니는 지난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손가락 경련 증세를 보이며 4이닝 59구에 강판됐다. 이어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피로 증세를 보이며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었다. ‘이상 신호’가 연이어 나왔지만 에인절스 구단이 오타니 몸 상태를 검사하지 않아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비난의 화살이 쏠리자 미나시안 단장이 해명을 하고자 나섰다. 미나시안 단장에 따르면 에인절스는 4일 시애틀전에서 오타니가 손가락 경련 증세로 일찍 내려가자 팔에 대한 검사를 제안했다. 그러나 오타니와 그의 에인전트 네즈 발레로가 이를 거부하면서 검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는 게 미나시안 단장의 해명이다.
미나시안 단장은 “검사를 제안했지만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가 거절했다. 그렇게 한 것을 이해한다. 손가락에 경련이 일어났을 뿐이고,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며 “MRI를 찍은 것은 부상 이후가 유일했다. 올초에도 촬영을 제안했으나 오타니와 에이전트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도 “나도 선수 때 검사를 받자고 하면 받지 않겠다고 했다. 계속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며 선수 입장을 헤아렸다. 미나시안 단장은 “이번에 손상된 인대 부위가 2018년 첫 수술을 받았을 때와 다르고, 증상도 달랐다. 그래서 오타니도 인대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나시안 단장은 “나와 오타니는 3년간 함께했다. 난 우리가 했던 방식으로 오타니가 3시즌 동안 아주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 후회는 전혀 없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불행한 일이다. 선수 본인과 팀, 야구계에 안타까운 일이지만 야구에서 부상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며 피할 수 없는 불운이었다고 강조했다.
선수에게 책임 전가, 역풍 맞는 LAA 단장…오타니 FA 잔류 가능성 더 낮아졌다
미나시안 단장 나름대로 억울한 점을 해명했지만 부상 책임을 오타니에게 전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오타니 잔류 가능성도 더 낮아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오타니가 우승권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이번 일로 에인절스와 관계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오타니와 에이전트가 미나시안 단장이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 선수 관리에 철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직접 전가한 것으로 미나시안 단장이 오타니 측과 상의 없이 이런 말을 했다면 매우 놀라운 일이다’며 ‘오타니와 재계약을 간절히 원하는 에인절스로선 이 일이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 발레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 모든 상황은 분명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으로 커졌다’고 이번 발언이 미칠 파장을 지적했다.
한편 오타니의 팔꿈치 인대가 전체 파열인지, 부분 파열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오타니는 팔꿈치 상태에 대한 2차 소견을 받고 있다. 미나시안은 “그 과정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오타니는 계속 라인업에 포함될 것이다”며 “아직은 업데이트된 게 없다. 결정의 오타니의 몫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할 것이다. 적절한 시점에 발표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