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에이스’ 박세웅(롯데)은 지난 26일 사직 KT전에서 6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3-2로 앞선 7회 시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계투진이 무너지는 바람에 시즌 6승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비록 승리는 물거품 됐지만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박세웅은 “어제는 올 시즌 등판 가운데 몸이 가장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6회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긍정적인 부분이다. (노)진혁이 형의 좋은 수비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세웅은 지난달 8일 사직 LG전부터 9일 고척 키움전까지 5연패의 늪에 빠졌다가 15일 사직 SSG전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제가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을 만큼 제구가 잘 되고 있다.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는 구종도 다양해졌다. 그러다 보니 타자와의 대결에서 한결 더 수월해졌다. 어제 경기에서도 볼넷 3개를 내줬지만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하게 가져갔기 때문에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박세웅의 말이다.
김현욱 투수 코치와 포수 정보근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박세웅은 “김현욱 코치님께서 ‘볼로 유인하기보다 스트라이크 존 안에 던져 구위로 승부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정)보근이가 저를 살렸다. 기사에 꼭 써달라. 보근이가 1군에 오고 나서 확실히 좋아졌다. 5연패에 빠졌을 때 보근이가 와서 곧바로 CPR(심폐소생술)을 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세웅은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에이스. 그는 “소속 구단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해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만큼 책임감이 더 커졌다. 안 좋았을 때 빨리 제 모습을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조금씩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곽빈(두산)은 25일 잠실 SSG전에서 8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았다. 그는 “내가 이렇게 던져도 에이스는 (박)세웅이 형과 (문)동주(한화)다. 난 절대 아니다. 두 선수를 믿고 있다. 동주에게도 ‘네가 해야 한다’라고 말해놨다”라고 웃으며 “당연히 나도 잘해야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함께 잘해보겠다. 아마 (노)시환(한화)이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세웅은 “빈이가 인터뷰를 통해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국제 대회에서는 모든 투수가 에이스라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저 역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고 도쿄 올림픽과 WBC에서의 아쉬움을 반드시 만회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