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km' 슬로 커브로 삼진…야구 도사 류현진 3승, 토론토 3연패 끊고 PS 희망 살렸다 'ERA 2.25' [TOR 리뷰]

류현진(36)이 시즌 3승을 달성하며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3연패를 끊었다. 부상 복귀 후 3승 중 2승이 팀의 3연패를 끝낸 승리로 가을야구 희망을 살렸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토론토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3승(1패)째를 거둔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1.89에서 2.25로 소폭 올랐다. 6회 연이은 수비 실책 탓에 무사 만루에서 강판된 게 아쉬웠지만 총 투구수 70개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90.8마일(146.1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최저 64.6마일(104km) 슬로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는 등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커터 4가지 구종을 모두 결정구로 쓸 만큼 커맨드, 볼 배합, 완급 조절이 빛났다. 흡사 야구 도사 같은 피칭이었다.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토론토도 최근 3연패를 끊고 71승59패를 마크,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4위로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 이어 팀의 3연패를 끊어낸 승리가 벌써 두 번이다. 

104km 슬로 커브까지, 기막힌 커맨드…홈런 2개 빼고 완벽

1회 클리블랜드 1번 콜 칼훈을 투수 땅볼로 잡고 시작한 류현진은 호세 라미레즈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내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2구째 87.7마일(141.1km) 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높은 실투로 들어갔다. 라미레즈의 시즌 20호 홈런이자 류현진의 두 번째 피홈런. 류현진의 최근 3경기 14이닝 연속 비자책점 행진이 끝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다음 타자 오스카 곤잘레스를 4구째 몸쪽 낮은 65.8마일(105.9km)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라몬 로레아노를 초구에 2루 내야 뜬공 유도하며 1회를 공 11개로 끝냈다. 그러자 토론토 타선도 1회 곧 이어진 공격에서 데이비스 슈나이더의 투런 홈런 포함 3득점을 내며 3-1로 역전했다. 

2점 리드를 안고 2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좌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를 바깥쪽 낮은 커터로, 우타자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바깥쪽 존에 들어온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타일러 프리먼의 빗맞은 땅볼 타구를 직접 낚아챈 뒤 글러브로 1루 토스하며 이날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3회 선두 캠 갤러거에겐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바운드가 까다롭긴 했지만 3루수 맷 채프먼의 수비가 아쉬웠다. 마일스 스트로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칼훈을 좌익수 짧은 뜬공으로 유도한 류현진은 라미레즈의 잘 맞은 하드 히트 타구를 중견수 달튼 바쇼가 슬라이딩 캐치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잘 넘어갔다. 

4회에는 공 8개로 삼자범퇴. 잘레스와 로레아노 모두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빼앗기며 각각 3루 땅볼, 중견수 뜬공 아웃됐다. 이어 히메네스는 3구 삼진으로 잡았는데 바깥쪽 64.6마일(104.0km) 느린 커브로 허를 찌르며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5회에는 아리아스를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 이후 90.8마일(146.1km) 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프리먼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초구 66.2마일(106.5km) 커브를 프리먼이 제대로 노림수를 갖고 받아쳤다. 시즌 첫 2피홈런 경기였지만 전부 솔로포로 실점을 최소화한 류현진은 갤러거를 유격수 땅볼, 스트로를 투수 땅볼 유도하며 5이닝 2실점 승리 요건을 갖췄다. 

연이은 실책, 무사 만루에 강판됐지만…가까스로 지킨 선발승 요건

5회까지 투구수가 60개에 불과했던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타자 칼훈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내준 뒤 라미레즈를 3루 땅볼 유도했지만 실책이 나왔다. 3루수 채프먼의 포구 실책. 타구 속도가 106마일(170.6km) 빠르긴 했지만 정면으로 온 타구를 놓쳤다. 정상적인 플레이였다면 병살타가 돼야 했다.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또 실책이 터졌다. 곤잘레스 상대로 류현진은 초구 낮은 체인지업을 던져 유격수 땅볼 유도를 잘했다. 그러나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백핸드로 잡으려다 타구를 놓쳤다. 최소 1루 주자 아웃을 잡아내거나 병살까지 기대할 수 있는 타구가 또 실책이 되면서 순식간에 무사 만루. 

류현진의 투구수가 70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토론토 벤치는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류현진이 내려가고 우완 이미 가르시아가 구원으로 올라왔다. 수비가 불안한 상황에서 땅볼 유도에 능한 류현진 대신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가르시아로 실점을 억제하겠다는 의도였다. 

가르시아는 로레아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류현진의 실점도 비자책점 1점을 더해 3점이 되면서 무사 만루 위기가 계속됐다. 여기서 가르시아의 탈삼진 능력이 빛을 발했다. 히메네스, 아리아스, 프리먼을 3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6회를 끝내면서 류현진의 3승 요건을 지켰다. 

류현진의 이날 총 투구수는 70개로 스트라이크 49개, 볼 21개. 최고 90.8마일(146.1km), 평균 88.2마일(141.9km) 포심 패스트볼(29개) 외에 체인지업(19개), 커브(13개), 커터(9개)를 구사했다. 4가지 구종 모두 결정구로 삼진을 잡을 만큼 유용하게 잘 쓰였다. 

신인 슈나이더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활발하게 터진 토론토 타선

토론토 수비는 불안했지만 타선은 활발하게 터졌다. 1회초 류현진이 선취점을 내줬지만 1회말 위트 메리필드의 2루타와 보 비셋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슈나이더의 좌중월 투런포로 3-1 역전에 성공했다. 슈나이더의 시즌 4호 홈런. 

4회에도 슈나이더의 좌측 2루타를 시작으로 대니 잰슨과 맷 채프먼의 연속 안타, 에스피날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추가했다. 5-3으로 쫓긴 7회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안타, 조지 스프링어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에서 슈나이더의 좌전 적시타, 바쇼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신인 슈나이더가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 1볼넷으로 토론토 타선을 이끌었다. 비셋도 5타수 2안타 1타점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토론토 불펜도 안정적이었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가르시아(1이닝), 에릭 스완슨(⅓이닝), 팀 마이자(⅔이닝), 트레버 리차즈(2이닝)가 4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리드를 지켰다. 가르시아가 시즌 14홀드째, 스완슨이 28홀드째, 마이자가 21홀드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