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민과 김원중은 롯데 자이언츠의 필승 듀오. 접전 상황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카드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각각 구단 최초 통산 100홀드,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들은 26일 사직 KT전에서 6점을 헌납하며 6-8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승리에 목마른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6이닝 2실점(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짠물투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는 7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했다. 1점 차 앞선 7회 바통을 이어받은 최준용은 첫 타자 김민혁을 1루 땅볼로 유도했다. 박병호의 좌전 안타, 황재균의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롯데는 최준용 대신 김상수를 투입했다. 바뀐 투수는 장성우를 3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추가 득점이 필요했던 롯데는 7회 이정훈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와 고승민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탰다. 3점 차 리드에서 필승조를 가동하며 지긋지긋한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100홀드 투수 구승민이 5-2로 앞선 8회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섰다.
벤치의 기대와 달리 출발부터 불안했다. 알포드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오윤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배정대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신본기의 우전 안타, 김민혁의 몸에 맞는 공으로 주자가 가득 찼다.
다급해진 롯데 벤치는 100세이브 투수 김원중을 투입했다. 김원중은 박경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오윤석과 신본기가 홈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수비 실책까지 겹쳐 1루 주자 김민혁도 홈을 밟았다. 5-6.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 종료.
롯데는 8회말 공격 때 윤동희의 적시타로 6-6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패전 위기에 몰렸던 구승민과 일격을 당한 김원중 모두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김원중은 9회 알포드와 장성우의 연속 안타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누상에 있던 주자들은 롯데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이중 도루를 성공시켰다. 문상철은 삼진 아웃. 오윤석이 자동 고의4구로 걸어 나가며 만루가 됐다. 김원중은 배정대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타구를 잡은 3루수 구드럼이 홈으로 악송구하는 바람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6-7. 곧이어 신본기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6-8이 됐다.
롯데는 9회말 공격 때 볼넷 2개를 얻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하는가 싶었는데 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100세이브 투수 김원중은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롯데는 KT에 6-8로 덜미를 잡히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믿었던 100홀드-100세이브 필승 듀오가 무너졌기에 패배의 충격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