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라운더 김동주(21)가 거듭된 부진 속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2군에서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고 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9차전을 앞두고 우완투수 김동주, 포수 박유연을 말소하고, 우완투수 김유성, 포수 안승한을 등록했다.
5선발 김동주는 지난 24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4실점(평균자책점 21.60) 난조를 보이며 조기 강판됐다. 16일 잠실 KT전에서 모처럼 6이닝(4실점)을 소화하며 그 동안의 잦은 기복을 만회했고, 일주일의 충분한 휴식을 거쳐 고척 마운드에 올랐지만 12타자 상대로 볼넷 4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잠실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김)동주가 선발투수로서 부진해서 말소했다. 재정비가 필요하다”라며 “선발투수는 점수를 주고 안 주고를 떠나서 야수진과 벤치에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빠른 승부를 통해 템포도 좋게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볼이 많아지면서 본인 스스로 힘든 경기를 했다. 1회부터 흔들리면서 한 번 얻어맞고 경기를 하니까 팀도 힘들었다”라고 말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에 너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무래도 첫 풀타임 시즌이라 부침과 우여곡절이 많다. 실패를 통해서 배워야 한다. 어제 경기를 보면 구속도 많이 떨어졌고, 변화구, 제구력 모두 1군에서 선발투수로 뛰기에 부족해 보였다. 2군 내려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잘해주면 좋겠다"라며 "아직 시즌이 남아 있으니 구위만 좋으면 또 기회가 갈 것이다. 대신 급하게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김동주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동주는 선린인터넷고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2차 1라운드 10순위로 입단한 특급 기대주다. 이 감독은 “이제 21살이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선수다. 체격 조건, 공을 던지는 감각 모두 좋다고 판단된다”라며 “상대와 싸우기 전에 자신과 먼저 싸워서 이겨야한다. 마인드를 관리할 수 있는 자기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동주의 빈자리는 2군서 꾸준히 선발 수업 중인 2년차 좌완 이원재가 메운다. 이 감독은 “이원재에게 기회를 주겠다. 2군에서 20이닝 동안 1점밖에 주지 않았다고 하더라. 좋은 선수가 있으면 써야 한다. 이번 기회가 한 번으로 끝날지 아니면 또 받을지는 본인의 피칭 내용에 달렸다. 좋은 팀과 만나더라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투구를 해서 이기면 좋은 것이다. 지더라도 해볼 거 다 해보면서 승부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양의지가 없는 동안 백업 포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박유연은 전날 블로킹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이 감독은 “하루, 이틀 갖고 회복이 안 될 것 같아서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아쉽다. 열심히 자기 역할을 해줬는데 생각보다 엔트리에서 빨리 빠지게 됐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SSG 에이스 김광현을 만나는 두산은 김태근(우익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좌익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안승한(포수)-조수행(중견수) 순의 1.5군급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시즌 4번째 10승에 도전하는 곽빈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