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율 10위(.241)에 그치고 있는 한화에 머지않아 지원권이 합류할 것 같다. 통산 타율 3할대(.306) 교타자인 외야수 이명기(36)가 4개월 공백을 딛고 실전에 나서며 9월 1군 복귀를 바라보고 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23일 대전 삼성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이명기가 잔류군에서 이제 경기를 시작했다. 2~3타석씩 소화하고 있다. 이번 주말쯤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할 것이다”며 “1군에서 타격이 필요하고, 퓨처스에서 이명기가 잘하고 있으면 9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명기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었으나 원하는 팀이 없어 2월 중순까지 무적 신세로 마음고생을 했다. 외야 뎁스 보강을 원한 한화가 이명기를 원했고, NC와 1년 최대 1억원 조건에 사인&트레이드로 팀을 찾았다.
지난 2006년 SK(현 SSG)에서 시작해 KIA, NC를 거친 베테랑 이명기는 3000타석 이상 기준으로 현역 타자 중 통산 타율 10위(.306)에 오를 만큼 검증된 베테랑 교타자. 규정타석 3할 시즌만 4차례 있다. 경험 많은 타자가 부족한 한화 타선에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즌 3번째 경기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4월7일 대전 SSG전에서 5회 1사 후 좌전 안타로 1루에 나간 뒤 박상언 타석 때 2루 도루를 하다 그만 발목을 다쳤다. 왼발로 2루를 먼저 터치했으나 오른쪽 뒷발이 가속도에 의해 베이스 앞에서 꺾였다. 비골 말단부가 부러졌고, 이튿날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실전 복귀까지 최대 5개월 진단을 받았다.
새 팀에서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시즌이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3경기 만에 장기 이탈했다. 이명기 개인적으로는 물론 팀으로서도 큰 불운이었다. 한화는 시즌 내내 팀 타율 1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시환, 채은성을 제외하면 꾸준하게 해주는 타자가 없다. 김인환, 이진영, 김태연, 문현빈 등 젊은 타자들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지속성이 떨어진다.
최원호 감독은 “에버리지로 봤을 때 우리 팀에서 2할대 후반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채은성 하나뿐이다. 노시환도 올해 잘하고 있지만 3년 이상 꾸준히 그 성적을 내야 자기 에버리지가 된다. 우리 팀에선 아직 에버리지를 낼 수 있는 타자가 많지 않다”고 팀 타선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인정했다.
시즌 내내 타선 기복이 심한데 이명기가 있었더라면 한화가 이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9월 이후 확장 엔트리 합류를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부상이 회복됐다. 4개월 공백을 딛고 실전 경기를 뛰며 1군 복귀를 노크한다. 올 시즌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내년을 생각해서라도 이명기가 1군에서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최원호 감독은 “이명기의 통산 에버리지는 높지만 최근 3년이 저조했다”고 지적했다. 2021년 7월 여름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으로 총 97경기(KBO 72경기, 구단 자체 2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던 이명기 지난해 5월 복귀까지 1군에서 실전 공백이 길었다. 그 영향인지 지난해 94경기 타율 2할6푼(300타수 78안타)로 성적이 떨어졌다. 올해도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으니 실전 공백 극복이 과제다. 36세 베테랑이지만 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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