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3위였던 투수가 두 번이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류현진(36)의 건강하고 성공적인 복귀로 ‘영건’ 알렉 마노아(25)의 활용법을 놓고 토론토가 고민에 빠졌다. 남은 시즌 이대로 전력 외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누구보다 류현진을 잘 따르는 마노아이지만 그의 복귀로 인해 운명의 장난처럼 직격탄을 맞았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마노아가 토론토에서 다음 단계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마노아는 지난 12일 마이너 옵션을 통해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행 통보를 받았지만 실제 합류하지 않고 토론토 선수단과 계속 동행 중이다.
스포츠넷은 ‘마지막 투구를 한 지 12일이 지난 지금 마노아는 토론토에서 복귀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경기 복귀에 대한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알렸다. 마노아는 지난 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이 마지막 등판으로 이후 신시내티, 볼티모어 원정을 같이 움직였다.
슈나이더 감독은 “마노아의 적절한 복귀 시기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마이너에 내려가지 않고 토론토에 남은 것은 상호적인 결정이었다. 우리는 그가 다시 복귀해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매일 조정 작업을 통해 마노아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에 입단한 마노아는 2021년 빅리그 데뷔 첫 해부터 주축 선발로 떠올랐다. 2년차가 된 지난해 31경기(196⅔이닝) 16승7패 평균자책점 2.24 탈삼진 180개로 활약하며 AL 사이영상 3위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토론토 에이스였고,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시작했지만 6월6일까지 첫 13경기 1승7패 평균자책점 6.36으로 극도의 부진 끝에 루키리그로 강등됐다.
무너진 메카닉을 회복하는 데 집중했고, 7월8일 빅리그에 복귀했다. 첫 번째 마이너 강등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복귀 후 6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91로 기복을 보였다. 류현진이 복귀 후 2경기 만에 안정을 찾자 7월말부터 17연전 일정을 맞아 한시적으로 가동한 6선발 체제를 해제하면서 마노아가 선발진에서 빠졌다. 스포츠넷은 ‘마노아가 복귀 후 6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4.91에 그쳤고, 류현진이 복귀하면서 선발 자리를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복귀 후 3~4번째 등판에서 연이어 승리투수가 되면서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89로 빠르게 부활했다. 기존 케빈 가우스먼(9승7패 3.24), 호세 베리오스(9승8패 3.39), 크리스 배싯(12승6패 3.92), 기쿠치 유세이(9승4패 3.52)도 시즌 내내 안정된 투구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류현진까지 건강하게 돌아오면서 5인 선발진에 구멍이 없다. 마노아가 들어올 자리도 없다.
스포츠넷은 ‘12일간 경기에 나서지 않은 마노아는 부상 발생시 급하게 선발이 필요할 경우에도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슈나이더 감독은 마노아를 6선발 후보로 배제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롱릴리프로 자주 던진 보우데 프랜시스, 오프너로 3경기 선발등판한 트레버 리차즈가 지금 당장 마노아보다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