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4년차 장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4)은 지난 22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무자책) 호투를 펼쳤지만 7회에만 수비 실책과 보크로 2점을 내주면서 승리를 놓쳤다.
7회 무사 만루에서 이진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으나 폭투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1-1 동점을 허용한 뷰캐넌은 계속된 2사 2,3루 노시환 타석을 앞두고 보크를 범했다. KBO리그 데뷔 후 106경기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보크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23일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보크 어필 상황에 대해 “뷰캐넌이 서있다가 사인이 안 맞아 발을 뺀 줄 알았는데 투구를 들어가다 빠진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상황을 못 봤는데 영상으로 다시 보니 보크가 맞더라”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뷰캐넌 본인도 얼마나 긴장했으면…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맞아서 점수를 줬으면 덜 아쉬웠을 것이다. 그 다음 타자 노시환을 바로 잡았으니 더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보크에 앞서 2사 2,3루로 1루가 비어있는 상황이라 노시환을 고의4구로 피할 수도 있었다. 포수 강민호가 마운드에 올라와 뷰캐넌과 이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고의4구를 생각한 뷰캐넌과 달리 강민호가 노시환과 승부를 주장했고, 벤치에서도 고의4구 사인이 없었다. 뷰캐넌은 노시환을 3루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7회를 마쳤다. 삼성이 9회 2사 후 4득점 빅이닝으로 5-3 역전승을 거두면서 뷰캐넌도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박 감독은 노시환과 승부에 대해 “다음 타자 채은성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아 노시환과 승부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만루가 되면 타자가 투수보다 쫓기게 된다. 볼볼하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가운데로 넣으면 장타가 나오기도 한다”며 노시환과 승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한화 우완 선발 한승주를 맞아 김현준(중견수) 김성윤(좌익수) 구자욱(우익수) 호세 피렐라(지명타자) 류지혁(3루수) 이재현(유격수) 오재일(1루수) 김재성(포수) 김지찬(2루수) 순으로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좌완 백정현.
주전 포수 강민호가 선발 제외된 가운데 피렐라와 이재현을 뺀 선발 타자 7명이 왼손으로 구성됐다. 우타자(.257)보다 좌타자(.304) 피안타율이 높은 한화 선발 한승주에 맞춘 라인업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