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하주석(29)이 타격 부진에 수비 실책이 겹쳐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는 23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내야수 하주석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외야수 권광민을 콜업했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에 적발돼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받은 하주석은 6월29일부로 징계가 해제됐다. 징계 기간 잔류군 경기도 뛰지 않고 자숙의 시간을 가진 하주석은 2군 퓨처스리그 2경기를 거쳐 지난달 11일 시즌 첫 1군 엔트리 등록됐다.
그러나 1할대(.114) 저조한 타율에 결정적인 실책이 겹쳐 43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9회 투아웃, 다 잡은 승리 날린 실책 "지금 상태로는 본인도 힘들다"
하주석은 1군 복귀 후 25경기 타율 1할1푼4리(35타수 4안타) 2타점 2볼넷 10삼진 OPS .327로 타격 부진을 보였다. 최근 10경기에는 선발 대신 교체로만 뛰었다. 경기 후반 수비 강화 차원에서 유격수 대수비를 나섰지만 22일 삼성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한화가 2-1로 앞선 9회 2사 2루. 삼성 류지혁의 투수 키 넘어가는 땅볼 타구에 유격수 하주석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공을 떨어뜨렸다. 유격수 땅볼로 경기가 끝나야 할 상황이 하주석의 포구 실책으로 2사 1,3루가 됐다. 삼성은 계속된 공격에서 4득점 빅이닝을 만들어 5-3 역전승을 거뒀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한화는 최근 3연패에 빠졌다. 42승56패6무(승률 .429)가 된 한화는 8위에서 9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2연승을 거둔 삼성(46승60패1무 .434)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렸다. 가뜩이나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 하주석을 더는 1군에 두기 어려웠다. 이도윤이 주전 유격수로 완전히 자리잡은 만큼 하주석에게 굳이 의존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최원호 한화 감독이 2군행 결단을 내렸다. 23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원호 감독은 “수비 때문에 1군에 올렸는데 그런 경기를 하면 선수 본인도 힘들고, 저도 그런 상황에 (하주석을) 못 낸다. 지금 상태로는 여기(1군)에 있을 이유가 없다. 타격감도 많이 떨어져 있다”고 하주석의 2군행 이유를 밝혔다.
감출 수 없는 8개월 실전 공백, 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도 참석
실책이 결정적 계기가 되긴 했지만 2군행의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타격 부진이다. 하주석은 지난해 10월8일 창원 NC전 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6월29일 징계가 풀리기 전까지 8개월 넘게 실전 경기를 뛰지 않았다. KBO 공식 경기가 아닌 잔류군 경기는 출장 가능했지만 자숙의 의미로 개인 훈련만 했다.
경기 감각, 실전 공백을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달 5~6일 고양에서 열린 히어로즈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1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1군 콜업을 받았지만 1군 투수들의 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복귀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8회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좌전 적시타를 치며 역전승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 이후 눈에 띄는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원호 감독은 “일단 마음부터 추스르고 (퓨처스) 경기를 많이 뛰어야 할 것 같다. 지금 상태로는 (1군에서) 대수비로 한 타석 정도 나가는데 그렇게 해선 타격감 조율도 안 된다. 퓨처스에서 훈련도 하고, 지속적으로 경기를 뛰면서 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주석은 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교육리그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보통 20대 초중반 어린 선수들이 교육리그에 나가 경험을 쌓는데 하주석도 후배들과 함께한다. 8개월 실전 공백으로 빠른 공에 배트 스피드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며 감을 찾게 하기 위함이다.
한편 하주석이 빠진 자리에는 외야수 권광민이 올라왔다. 최 감독은 “퓨처스 팀 보고서를 보면 지금 타격 쪽에서 추천할 만한 컨디션 가진 선수가 없다. 내야보다 외야 수비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권광민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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