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오상원(19)이 아쉽게 선발투수 데뷔전을 마쳤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오상원은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1⅔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타자와 싸우는데 고전하면서 2회를 버티지 못했지만 팀은 7-6 역전승을 거뒀다.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16순위)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오상원은 지난달 29일 삼성전에서 1군 데뷔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선발투수 데뷔전까지 치렀지만 아쉽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 시즌 성적은 3경기(4⅔이닝)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중이다.
“1군 등판은 해봤지만 선발등판은 또 달랐다”라고 말한 오상원은 “1회 시작 전 국민의례를 할 때부터 조금 많이 떨렸던 것 같다. 경기 시작 전이 제일 떨렸다”라며 선발 데뷔전을 돌아봤다.
비록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오상원이 빛나는 장면도 있었다. 롯데의 떠오르는 신인 김민석을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것이다. “원래 체인지업이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다”라고 밝힌 오상원은 “헛스윙이 나오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정말 좋았다. 다시 영상을 봤는데 정말 잘 떨어진 체인지업이었다”라며 체인지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상원은 1회를 쉽게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2사 1루 상황에서 안치홍의 타구에 우익수 임병욱이 무리하게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가 공을 뒤로 빠뜨리면서 1타점 2루타가 됐다. 임병욱의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실책성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임병욱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력질주를 하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상원이) 나에게 뭐라고 하지는 못했다. 내가 심리적으로 눈치를 좀 봤다. 2군에서 올라와서 잘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을텐데 많이 미안하다.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오늘은 좋은 타구도 날리고 4출루도 했다. 경기 중에는 경기에 집중을 해야해서 사과를 못했는데 이제 가서 미안하다고 말을 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오상원은 임병욱의 수비에 대해 “(임병욱이) 미안하다고, 열심히 하다가 그렇게 됐다고 사과를 하셨다. 나도 그런 장면은 경기의 일부이기 때문에 어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원망은 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이 긴장하고 있었다”라며 웃어넘겼다.
키움은 이날 베테랑 선발투수 정찬헌이 허리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아 5선발 자리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홍원기 감독은 “일단 오늘 김선기가 던지는 결과를 보고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 김선기, 오상원을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 또 2군에서 열심히 던지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기회를 받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당분간은 유동적으로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라고 향후 5선발 기용 구상을 밝혔다. 이어서 “1회 수비 도움 있었으면 좋은 흐름이 갈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어린 투수라 그런 상황에서 흔들리는 부분은 있었지만 제구력이나 마운드에서의 자신감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라고 오상원의 투구를 평가했다.
아직 1군에서 기회를 더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생긴 오상원은 “일요일 경기에서는 너무 타자에게 끌려다녔다. 안타를 맞지 않으려고 변화구도 많이 썼다. 코치님들이 그럴 때는 그냥 타자와 맞붙으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다음에는 그렇게 자신있게 승부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아직은 공을 더 던져봐야 1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이 1군에만 있으면 좋겠다”라며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